아동·청소년들에게 질병 부담이 가장 큰 질환은 아토피 질환에 포함되는 천식과 피부질환 등인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전현희(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0세 미만 아이들과 10대 청소년 연령에서 질병 부담이 가장 큰 질환은 아토피 질환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어린 시절 아토피는 성인이 될 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린 시절의 아토피 질환에 대한 관리는 그만큼 중요합니다.
이상일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교수도 아토피 질환에 대해 "성인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 어린이와 청소년기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10세 미만에서는 아토피 질환의 대표적인 질병인 천식이 전체 질병 부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상일 교수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천식은 성인 천식과 다른 면이 있어 이를 이해하고 있어야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며 "성인 천식과 어린이들의 천식에 대한 별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이 교수의 설명처럼 현재까지 연령별 질병 부담 1위는 30∼40대에서는 간경화, 50∼60대에서는 암인 것을 감안한다면 아동 청소년 질병부담 1위인 어린이 천식 등 아토피 질환에 대해서도 성인의 암 정책과 같은 수준의 종합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급증하는 아토피, 사회적 비용만 4조원
국내 한 병원의 조사에 따르면 초등 및 중등학교 학생의 20%가량이 아토피의 대표적인 증상인 천식을 앓았거나 또는 앓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천식은 12.9명에서 23.3명으로 1.8배가 늘었고, 아토피 피부염은 12명에서 91.4명으로 무려 7.6배가 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상일 교수는 "서구화된 주거환경과 자동차수의 증가와 깊은 연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아토피의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질환은 공해질환이라고도 한다"고 최근 급증하는 알레르기 질환이 변화되는 주변 환경과 영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를 반영하듯 아파트 거주, 대기오염 등 생활환경이 변화하고 소아면역체계가 약화되면서 천식과 같은 아토피 질환은 증가 일로에 있습니다.
아토피 질환 유병률이 인구 1000명당 114.7명에 달할 정도로 증가하게 되자 아토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암, 심뇌혈관질환에 비견될 수준까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직·간접 비용에 무형비용까지 고려한 결과 천식으로 인한 총 사회적 비용은 4조11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천식이 성인에 이르기까지 계속된다고 봤을 때, 그 사회적 비용은 다른 중요 질환에 비해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닙니다.
아토피, 심각한 병 아니라고?
6세 미만 어린이들의 아토피 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형태가 변하면서 진행합니다. 일반적으로 아토피 질환은 2세 이전에는 아토피 피부염이 가장 흔하지만 크면서 점차 천식 유병률이 높아집니다.
이렇게 소아의 나이가 들수록 질병의 양상이 변하는 것을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이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알레르기 행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초기 질환인 아토피 질환에 대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이상일 교수도 "어린이와 청소년기의 천식 관리는 성인 천식의 예방이라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아토피 질환 관리 대책은 아직 초기 수준인 홍보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천식 등 아토피질환 예방관리사업을 시작했지만 책정된 금액이 27억원에 불과하여 천식·아토피 조사감시체계 구축, 친화학교 모형개발 등에 충분한 예산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천식 악화 가능성이 높은 저소득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없어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천식 등의 아토피 질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현희 의원은 "천식 등 아토피 질환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크지만 정부가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며 "천식·아토피 질환 관리를 위한 국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합니다.
전 의원은 이어 "27억원에 불과한 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저소득층을 아우르는 아토피 종합대책을 마련해 모든 아동 청소년들이 차별 없는 아토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아토피 질환은 상황의 심각성에 비해 소흘히 대접받는 질환 중의 하나입니다. 어린이들의 아토피 질환도 암이나 간질환 등 성인 질환과 비슷한 수준의 지원이 요구됩니다.
덧붙이는 글 | 엄두영 기자는 현재 경북 예천군의 작은 보건지소에서 동네 어르신들을 진료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입니다. 많은 독자들과 '뉴스 속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2008.10.15 14:37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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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아토피'는 성인 암처럼 지원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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