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들올레꾼을 반기는 농부들
김강임
휴식은 달콤하지만 주저앉는 것은 금물
5시간 정도 걸었으니, 삼달리올레에서는 주저앉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왼쪽 허벅지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도보기행에서 주저앉아 쉬게 되면 탄력을 잃게 된다는 것을 잘 아는 터라 느린 걸음으로라도 걸을 수밖에요.
앞서가던 올레꾼이 “쉬지 말고 그냥 걸어요!”라고 말하자, 뒤따른 올레꾼들은 침묵으로 답변하더군요. 휴식은 달콤하지만 자칫 포기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거든요. 그렇지만 제주올레의 매력은 누군가와 함께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느리거나 빠르거나 상관하지 않고 제 마음대로 코스를 정하고 걷는 자유가 있습니다.
삼달리 올레 끝에는 제주도를 에워싸고 있는 12번 도로가 있었습니다. 이때 사거리 신호등에 빨간 불이 켜지더군요. 빨간 신호등 앞에서 맛보는 순간의 휴식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