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허수아비와 아기허수아비들포근하게 분홍옷차림을 한 엄마허수아비 품에 잔뜩 안긴 아기허수아비들 두런두런 얘기가 정겹다.
박종국
해마다 창녕 비사벌문화예술제(8일~9일)에는 '허수아비전'이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창녕지역이 대대로 농경 위주의 삶을 살았기에 생활 그 자체에 허수아비가 친근하다.
올해도 고사리 손부터 개구쟁이 초등학생, 껑충한 중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하게 만든 허수아비가 전시되어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코흘리개 적 아스라한 추억을 되살리게 한다.
허수아비는 언제적부터 만들었을까? 그 명확한 시원은 알 수 없다. 다른 나라들에도 허수아비라고 할 수 있는 종류의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튼 오랜 옛날부터 허수아비는 농경사회와 함께 해왔다. 이는 농경문화인들의 나름의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다.
농민들 지혜로 만들어진 허수아비우리말 '허수아비'는 이름조차 그 기원이 불확실하다. 한자말 허수(虛手)에 우리말 아비가 더해진 합성어라는 설이 있으나 명확한 것은 알 수 없다. 영어로는 허수아비는 'scarecrow'라고 하는데, 이름을 통해 까마귀를 쫓기 위한 방책의 하나로 허수아비를 썼을 것으로 짐작케 한다. 그러므로 허수아비는 기능상으로는 동·서양의 허수아비 모두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된 허수아비들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취향과 세태를 반영한 게 주류였다. 현재 자기가 드러내고자하는 욕구를 허수아비를 통해서 대리만족했다고 생각된다.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작품의 경우, 엄마아빠의 따뜻한 사랑이 듬뿍 묻어 있었고, 중고등학생의 경우, 친구나 이성친구를 형상화한 작품이 많았다.
개중에 어른들의 작품도 있었는데 다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반영한 모습이었다. 누구나 유년의 추억 속으로 되돌아가고픈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게 허수아비전을 열고 있는 근본 취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