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관덕동삼층석탑(보물 제188호) 김연옥
고즈넉한 곳에 자리 잡은 의성 관덕동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시대인 9세기 초엽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석탑으로 높이는 3.65m이다. 아래층 기단에는 사면(四面)마다 두 개의 비천상(飛天像)을 도드라지게 조각하고 위층 기단은 왼쪽에는 사천왕상을, 오른쪽에는 보살상을 사면마다 조각했다. 탑신은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 하나의 돌로 이루어졌으며 1층 몸돌의 사면에 보살상을 돌아가며 새겨 놓았다.
문득 2년 전 경주에 놀러가서 봤던 월성 장항리사지 서오층석탑(月城獐項里寺址西五層石塔, 국보 제236호)이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전체 비례가 아름답고 조각 수법도 뛰어나 8세기의 걸작품으로 평가 받는 그 석탑에서는 삼국 통일의 여세를 몰아 계속 쭉쭉 뻗어 나가려는, 웅장하면서도 진취적인 기상 같은 게 느껴졌다.
그에 비해 의성 관덕동 삼층석탑은 웅장함은 덜하나 조각을 많이 하여 장식적인 화려함이 훨씬 더해졌다. 그리고 위층 기단 네 귀퉁이에 암수 두 마리씩 해서 돌사자 네 마리도 있었다 한다. 1940년 무렵 한 쌍을 도난 당하고, 남은 한 쌍(보물 제202호)은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암사자의 조각이다. 암사자 배 밑에 세 마리 새끼 사자가 있는데다 보기 드물게 한 마리가 어미젖을 빨고 있는 모습이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