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26일) 5교시. 한 달여 동안 익힌 교수법을 협력교사와 공개수업을 한 적이 있었다. 본교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원어민 교사의 수업을 보려고 관련 선생님뿐만 아니라 기타 많은 선생님이 수업에 참관하여 대성황을 이루기도 하였다. 여러 선생님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는 협력교사와 호흡을 맞춰가며 수업을 멋지게 소화해 냈다.
다소 이른 감은 있지만, 원어민 교사와의 수업에 대해 모든 아이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턱없이 부족한 수업시수였다. 반면 일부 아이들은 영어를 잘하는 소수 몇 명에게만 도움이 된다며 불평을 털어놓았다.
이렇듯 아이들의 불평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원어민 교사가 배치된 각급 학교는 아이들의 수준을 고려한 수업모델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며, 주기적으로 아이들에게 수업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하여 수업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원어민 교사들이 한국의 교육 실정을 잘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의사소통이 원만하지 않아 자칫 잘못하면 아이들과 감정대립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무시하고 욕설까지 일삼는 원어민 교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수업 자체를 원어민 교사에게 전적으로 일임하기보다는 Team-teaching을 통한 수업의 다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원어민 보조교사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위해서는 동 교과 선생님의 철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배치된 학교의 생활규정을 지키고 잘 따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부족한 지방 재정으로 인해 마구잡이식의 원어민 채용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생색내기식의 원어민 채용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더 큰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
지난(2007년) 1년 동안 필리핀 어학연수를 하면서도 느꼈지만, 튜터(가정교사)를 채용하는데도 등급이 있었다. 등급에 따라 그들의 실력도 천차만별(千差萬別)하였다. 그러다 보니, 한국인이 운영하는 일부 어학원에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교사자격증이 없는 강사를 무작위 채용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었다. 단지 영어를 말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국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면서 심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가끔 계약기간 만료 전에 학교를 떠나는 일부 원어민 교사의 불만 중의 하나가 보수에 비해 과중한 수업시수라고 하였다. 소규모 학교의 경우, 단 한 명의 원어민으로도 어느 정도 수업을 충당할 수 있으나 대규모 학교(30학급 이상)의 경우, 수업시수 확보를 위해 최소한 2명 이상의 원어민 교사가 배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원어민 교사 한 명이 전 학년(30학급)의 수업을 한다는 것이 무리이다. 예를 들면, 주당 한 학급에 1시간씩만 배당해도 원어민 교사가 맡아야 할 주당 수업시수가 30시간이 되는 셈이다. 수업시수에 비해 보수를 적게 준다면 일선 학교에 남아 있을 원어민 교사가 몇 명이나 되겠는가.
21세기 국제화 시대, 영어를 제대로 못하면 원시인이라는 말까지 들어야 할 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영어교육을 하기 위해 정부는 많은 예산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정책으로 아까운 예산을 탕진하는 일이 없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어렵게만 느껴졌던 영어가 원어민 교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쉽게 느껴지기를 기대해 본다. 특히 대학 입시 위주의 모의고사 문제풀이식 영어 공부에 길든 아이들이 실생활에 꼭 필요한 영어의 다른 흥미를 느끼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08.10.01 16:21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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