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샤일명 물담배(Water Pipe). 제일 위쪽에 꿀로 버무린 마른 과일을 넣고 불을 붙인다. 옆에 붙은 호스로 연기를 빨아들인다. 빨린 연기는 가장 밑의 동그란 부분에 든 물을 거쳐 매캐한 연기에서 향기로 거듭난다.
시샤샵
본론으로 들어가서 향기의 즐김에서 처음으로 나와야 할 것은 '시샤'라는 이슬람의 물담배이다. 담배라는 명칭으로 인해 일반 담배처럼 생각해 버리면 곤란하다.
쉽게 항아리에 물을 반쯤 채우고 구멍 뚫린 매개 위에 꿀과 과일을 버무려 올려놓고 불을 붙이고 항아리 옆에 난 구멍을 통해 타는 과일의 향기를 마시는 것이다.
보통의 담배가 연기를 폐까지 끌어내려야 참맛(?)을 느끼는 데 비해, 시샤는 향기를 즐기는 것이기 때문에 입안에서 맴돌게만 해도 된다. 빨아들인 향기는 뽀글 뽀글 소리를 내면서 물속을 통과하기 때문에 연기 특유의 매캐함이 사라지고 원료 자체의 순수한 향기를 즐길 수 있다.
가장 인기있는 재료는 사과와 산딸기다. 시샤가 신기한 이유 중 하나가 분명 향기만을 마시는 것인데도 사과의 맛은 물론 같이 태우는 꿀의 달짝지근함과 끈적함까지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처음 시샤를 맛본 곳이 이란의 이스파한이다. 풍만한 돔 형태의 지붕이 있는 전통 찻집이었는데, 둥근 실내의 중앙에는 각종 시샤와 향료가 진열되어 있고 그 둘레에는 아늑한 양탄자가 깔려 있었다. 그 양탄자에 비스듬히 누워 시샤를 빨거나 진한 홍차를 마시며 옆의 친구를 바라보던 그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