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라고 외치며 행진하는 시민단체 회원들
민종덕
이런 이주노동자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들은 현행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을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행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고, 균등대우의 원칙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지만 사실상 ▲사업장 이동 제한 ▲이주노동자 정주화 방지 원칙(체류기간 3년, 1년마다 재계약) 등으로 인해 그 원칙이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마붑씨는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에 5천명의 노동자가 들어온다면 현지에서는 5만명 이상이 신청한 것이라 보면 된다"며 "들어오려면 1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 정도를 주는 회사에서 3년 이상 일해서 그 비용 이상을 벌 수는 없다"며 "게다가 사업장을 합법적으로 3번 옮길 수 있지만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알선에 나서지 않아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깨다르씨도 "노동부가 회사들을 알려주지만, 근무환경·급여수준 등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친구는 노동부에서 알려주는 회사를 찾아갔지만 노동 조건이 맞지 않아 1달이 넘도록 일터를 찾지 못했다"며 "여기를 가봐라, 저기를 가봐라 하는 식의 안내만으로 제대로 된 일터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텐진씨는 "고용허가제라고 만들었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주노동자들은 그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용허가제가 종이로 돼 있지만 이주노동자들의 글로 돼 있지 않다"며 "고용허가제가 나쁘다, 좋다 하기 전에 그런 것이라도 하나 있지 않은 이상 이주노동자들은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고용허가제는 고용인만 있지 노동자란 단어가 없다, 말부터 바꿔야 한다"며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은 이주노동자들이 그 법을 만드는 테이블에 앉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주노동자들이 언제 한국에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했나. 아니다. 부모와 가족을 위해 돈 벌려고 온 사람들이다. 단지 이들은 그동안 잘 몰라서 당하는대로 살았다. 하지만 (부조리한 현실을) 피부로 느낀 사람들, 이주노동자 노조 등이 그에 대해 정부와 함께 논한다면 방법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지금은 공장일 대신 MMTV(Migrant Worker Television)에서 미디어운동을 하고 있는 마붑씨는 "이주노동자들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선을 바꾸는 운동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붑씨는 "<미녀들의 수다> <러브인아시아> 등을 보면 외국인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시각은 호의 아니면 동정 밖에 없지만 실제 한국 내 이주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며 "이주노동자들도 이 사회에서 살고 있는 만큼 미국산 쇠고기 문제도 관심 있는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주노동자들이 이곳에 살고 있는 이상, 노조도 필요하고, 미디어도 필요하고, 국회의원까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면 그 사람이 필요한 기본바탕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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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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