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자료 사진).
AP=연합뉴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2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촉구하는 동시에, 대규모 금융기관들을 감독할 수 있는 세계적인 규모의 감독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브라운 총리는 "은행이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자본이 세계적으로 이동하면서 그 위험성도 세계적인 수준이 되었다"며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감독도 단지 한 국가의 차원이 되어서는 안 되고, 세계적인 차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말까지 30개의 주요 기관들이 이 감독기구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경제 질서가 불투명성이 아닌 투명성에 기초한 '건전한 은행 시스템과 강력한 감독 시스템'으로 재편되어야 한다는 것이 주장의 요체.
영국 정부의 이런 변화는 매우 이례적이다. 영국과 미국 정부는 오래 전부터 금융 규제에 반대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금융위기에 영국은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올해 들어 영국의 주요 은행 중 하나였던 노던 락(Northern rock)이 붕괴하고, 영국 최대 모기지업체인 HBOS(Halifax Bank of Scotland)가 문을 닫는 등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시장 규제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
브라운 총리는 토니 블레어가 총리를 맡을 당시부터 오랫동안 재무장관을 맡았기에 금융 시스템과 경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 더 이상의 방관은 독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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