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미디어렙 도입에 대한 지역방송과 종교방송의 반대입장은 확고했다.
19개 지역 MBC와 9개 지역민방, CBS·불교방송·평화방송·원음방송·극동방송 등 5개 종교방송 직원들과 노조원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이들은 "정부가 공적 자원 배분 역할을 해 온 코바코의 순기능을 무시한 채 방송을 상업적 무한경쟁 속으로 내모는 민영미디어렙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을 말살해 방송을 장악하려는 책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코바코의 핵심기능인 공익적 연계판매는 시장논리를 들이댈 수 없는 사안으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취약매체에 대한 공공성의 근간이다"며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의 공익적 역할을 확대할 방안을 고민하기보다 혼탁한 경쟁에 밀어 넣어 공익적 기능 대신 상업적 선정주의에 몰두라하고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망언'을 한 유 장관과 정 의원에 대한 규탄 발언도 잇달아 이어졌다.
나이영 CBS 노조 위원장은 "유 장관이 한국영화가 거품이 빠진 뒤 발전했다고 하는데, 일반종교방송은 영화 1편 제작비로 1년을 먹고산다"며 "우리는 뺄 거품도 졸라맬 허리띠도 없다"고 반박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방송과 언론기관을 전두환 독재체제에 안주한 집단이라며 욕보이고 능멸했다"며 "이 쓸개 빠진 자들이 언론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면 싸워주겠다"고 선언했다.
양문석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은 "(정 의원이)코바코를 5공 잔재로 몰아붙였는데 88고속도로도 5공 잔재니깐 파 뒤집어야 하고, 경제불황과 이명박 정부의 헛발로 괴로운 국민에게 단비가 되어준 프로야구도 5공 잔재니깐 폐지해야 하냐"며 "오히려 5공 잔재의 본질은 당신들 한나라당"이라고 말했다.
또 "방송 공공성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코바코를 해체하려는 것은 방송을 시장논리로 내몰아 장악하겠다는 것"이라며 "코바코가 흔들리면 여론의 다양성과 민주주의의 근본이 흔들리는 것임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민영미디어렙 도입, 선진화 미명 아래 진행되는 언론장악 정책"
▲남소연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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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업 언론인들의 투쟁 의지도 드높았다. 특히 방송광고 시장 선진화·콘텐츠 개발 등을 '명분'으로 내세운 데 대한 불신도 컸다.
박원식 종교방송협의회 간사(불교방송 경영기획실장)도 "민영미디어렙이 도입되면 시청률 경쟁 때문에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설 자리가 없다"며 "종래엔 TV나 라디오에서 공익성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박 간사는 "시장경제논리로 인해 방송이 망가지고, 광고비가 상승돼 그 부담이 국민에게 갈 것"이라며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우리의 미래가 망쳐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제 MBC 노조 위원장은 "항상 정부는 '언론장악·공기업 민영화'를 앞두고 규제철폐·선진기법도입이라고 선전한다"며 "하지만 본질은 지역·종교방송의 밥그릇을 빼앗아 재벌과 조중동 족벌언론이 마음 놓고 장사할 수 있도록 밥상을 차려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그들이 신봉하던 미국마저 7천억달러의 구제기금을 투입해 민간기업을 공기업화 하고 있다"며 "코바코를 해체하고 민영 미디어렙을 도입해 방송광고 시장에 '경쟁'을 도입하겠다는 것은 지금의 세계 각국이 경기불황에 취하고 있는 방법과도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심석태 SBS 노조위원장도 "이미 '취재환경선진화' '물산업 선진화' 등을 통해 '선진화'라는 단어가 '정부의 입맛대로 바꾸는 것'이란 뜻임을 알았다"며 "이 정부는 '경쟁'이라는 미명 하에 중앙과 지역간의 분열, 신문과 방송 간의 분열, 조중동과 비조중동 간의 분열을 만들어놓고 싸우게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민영미디어렙이 도입된다면 MBC 서울지부나 SBS가 약간의 이익을 볼 것이나, 지역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를 위해 서울의 노동자들은 여러분과 함께 싸울 것"이라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2008.09.22 20:23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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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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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코가 5공 잔재? 한나라당부터 해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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