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찬환 교수최찬환 교수는 다른 개발에는 찬성했지만, 고도제한을 완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하며 개발을 원하는 주민들과 맞섰다.
주재일
참석자들은 대부분 개발 주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지만, 고도제한 문제에 대해서는 선명하게 갈렸다. 주제발표자 김희오 교수를 비롯해 토론에 나선 강승필 교수, 안종만 회장, 백중원 강북구의원 등은 고도제한과 용적률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중들도 "고도제한으로 재산권 행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이제라도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호응했다. 그러나 최찬환 교수(서울시립대)는 "고도제한을 풀 명분이 없다"고 맞섰다. 북한산 경관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고도를 제한했는데, 무슨 근거로 다시 제한을 해제하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최 교수는 "다음 세대에게 넘겨줄 아름다운 산인데 마구잡이 개발로 망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강북을 강남처럼 개발하면 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발하려면 평지부터 하고, 정 살 곳이 없을 때 산을 건드려야 한다"는 말도 남겼다. 최 교수는 그동안 길을 넓히기 위해 덮었던 화천도 다시 복구해야 하고, 등산로 입구 등 사유지들을 생태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강북 발전의 핵심을 생태마을 복원에서 찾았다.
몇몇 주민들은 최 교수를 향해 거칠게 항의했지만, 최 교수는 학자로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최 교수는 고도제한에 묶여 있는 지역 사람들에게 역세권 같은 곳 개발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해소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불만은 식지 않았다.
토론회를 주최한 정양석 국회의원은 "제가 어느 주장에 설 것 같느냐"며 "저는 주민들의 편에 서서 해결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성난 민심을 추슬렀다. 이날 토론회에는 부동산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전직 교사, 점포 7곳을 운영하는 여사장, 고도제한해제를 추진하는 단체를 결성한 설계사무소 소장, 재개발추진위원회 총무 등이 주로 의견을 제시하는 등 지역 부유층들이 주로 참여했다. 상대적으로 중산층이나 전세로 사는 서민, 개발보다는 생태를 우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덧붙이는 글 | 이글은 서울 강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운동단체 생명평화연대 홈페이지(www.www.welife.org)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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