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로스구이밑반찬으로 부추와 당근이 섞인 잘게 썬 양배추, 연초록빛 무전병, 양파조림, 마늘, 된장, 양념장, 상추와 풋고추, 마늘쫑조림 등이 나온다
이종찬
흰 오리피는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도 살린다"거 참! 헷갈리네.""와 그러십니꺼?""분명 내가 잡은 오리는 다리가 두 개였는데, 다리 하나가 감쪽같이 없어졌다 아이가.""......""하긴, 며늘애가 아(아기)로 낳아 보모 금방 알 것제? 아 손발이 오리발인가 아인가. 며늘아! 내 말이 틀맀나?"예로부터 오리고기는 한방과 민간에서 중풍, 고혈압, 열독, 설사, 폐결핵 등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명약으로 쓰였다. 특히 오리 피는 맛이 짜고 독이 없으며, 막힌 혈을 풀어주기 때문에 빈혈이나 이질 걸린 사람들에게 특효약이었다. 오죽 오리피가 좋았으면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에게 흰 오리피를 입 속으로 흘려 넣으면 살아나기까지 한다는 말이 있었을까.
조선 중기 명의 허준(1539~1615)이 쓴 <동의보감>에는 "오리는 맛이 달고 짜며 성질은 평하다. 허한 것을 돕고 열을 덜어주며 장부를 편하게 한다"고 씌어져 있다. 이와 함께 "갑자기 일어나는 번열과 복수 차는 것을 치료하며 부은 것을 내리게 하고 기침 폐결핵을 다스린다"고 나와 있다.
<동의보감>은 또 "오리머리를 달여서 먹으면 수종을 치료하고 소변을 잘 통하게 한다. 오리알은 음기를 보하고 폐열로 인한 기침과 목 안이 아플 때, 이질 등에 삶아서 먹는다. 짜게 해서 먹되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리기름은 성질이 찬데 치질의 일종인 치핵에 바르거나 적목(결막염) 초기에 넣어준다"고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