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이 차량 불빛, 오른쪽이 조나단의 조명
박정규
01시10분. 140km 지점. 작은 마음. 콧물이 줄줄, 손이 차갑고, 입김 공장 실적 우수. 마찰이 많은 엉덩이 부위가 땀띠로 화끈거리지만 다리 움직임은 더 부드러워졌다. 마스크, 긴 장갑을 키고 다시 페달을 밟는다.
'개애굴', '개애굴', 청개구리들이 자기 전에 마지막 목을 푸나 보다. 개구리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부웅'하며 트럭이 지나간다. 내일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밤 늦게까지 사람 소리가 들리는 집도 있다. 음…. 스키 장갑도 소용이 없구나, 어디 오뎅 파는 곳은 없나? 라면에 김치 파는 편의점은?
03시. 168km지점. 도로 오르막. 몸은 덥고 발이 시리다. 마스크는 벗어도 눈가에 잠은 벗지 못한다. 왼쪽 무릎에 통증이 조금 내려앉기 시작한다.
03시33분. 169km지점. 도로 오르막 위. 아! 라스베가스가 생각난다! 빛의 물결이 지평선을 가득 메운 것 같다. 도시의 불빛이 어둠 속에 한줄기 빛의 선을 이루기 위해 반짝이는 광경에 반사적으로 삼각대를 설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