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2000년 가격 기준)
한국은행
국민들이 이처럼 소비를 크게 줄인 것은 개인들의 빚이 늘어 쓸 수 있는 돈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중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개인들의 빚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실제 개인부채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717조 원, 작년 말에는 739조 원, 올 3월 말에는 758조 원까지 증가했다. 지금같은 증가 추세로 볼 때 올 2분기 개인 부채 잔액은 78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총생산(GDP)대비 개인부채 비율은 83%에 달하고 있다. 지난 91년 41.7% 수준에 비하면 2배 이상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개인부채 비율은 50.3%에 머물렀다. 개인부채를 비롯해, 기업들의 부채까지 합한 민간부채 규모 역시 작년 말 기준으로 190%에 달해, IMF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오석태 한국시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소득은 늘지 않고 물가상승 등으로 사실상 소득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들의 빚은 계속 늘고 있다"면서 "외채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부채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채 증가→소비 위축→투자 부진→고용 악화개인 부채 증가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은 기업들의 투자 부진으로 이어진다. 실제 2분기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1분기에 비해 0.9% 늘어나는 데 불과했다. 물론 1분기 때 -0.4%보다는 낫지만, 기업 설비투자 증가율이 1%도 채 되지 않는 점은 투자가 전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비 침체와 투자 감소는 고용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키게 된다. 작년 하반기 소비가 하락세를 보인 이후 국내 경기도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상태다.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 증가했지만, 1분기에 비해서는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1분기에도 작년 4분기에 비해 0.8% 증가했었다. 이런 증가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 성장률은 3%대 초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분기와 2분기 모두 0.8%의 성장률을 1년치로 따지면 우리 경제가 3%대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낮은 경제성장률은 소득증가율의 정체로 이어져, 앞으로도 소비가 늘어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