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암 미역국오세암 미역국입니다.
김강임
8월 23일 저녁, 절집 방 한 칸에는 50명이 모여들었습니다. 3평 남짓한 방에서 50명이 잠을 자야 합니다. 물론 다리조차 펼 수 없었지요. 생각하니 끔찍한 일이지만, 그나마 우리 일행은 비를 막을 방이라도 얻었으니 행운입니다.
밤 10시, 적막해야 할 설악의 산중 절집은 술렁였습니다. 관음전에서 들리는 스님의 독경소리, 계곡의 물소리, 그리고 빗소리에 설악의 밤이 깊어갑니다. 하지만 늦은 시간에도 손전등을 들고 오세암으로 몰려드는 길손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절집 처마 밑에서 밤을 지새우려는 중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동자전은 머리 조아리며 기도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연꽃 위에 앉아 있는 5세의 동자는 길손의 목마름을 아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