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 제정된 '학교 정보공개 시행령'과 최근 수정안을 비교한 자료이다.
새사연
수정된 시행령(안)의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2010년에 실시되는 시험부터 공개되지만, 초중고교의 교과별 평가계획, 학업성취(기말고사) 사항, 학교폭력발생 및 처리 현황, 교원현황 등 40여개 항목은 올 12월부터 공개된다. 기말고사 성적은 과목별 학년평균점수와 표준편차가 올려진다. 국가 수준 성취도 평가는 3개 등급(우수, 보통, 기초학력미달)로 공개되고, 기초학력미달 비율이나 보통학력이상 비율 등은 전년도 대비 향상도까지 공개된다.
교육정보공개가 교육수요자의 알권리 충족, 학교책무강화, 낙후지역 파악 등에 필요하다고 강변하지만, 학업성취결과 공개는 전국의 초중고교를 등급화하는 일이다. 경쟁의 논리가 적용될 학교는 끝없는 약육강식의 입시경쟁으로 내몰리면서 성적평가에 얽매이게 되고, 학부모의 사교육비는 날로 증가할 것이다.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학생들의 시험 성적은 더 나빠질 것이고, 그들이 다니는 학교는 학교 서열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계층의 학부모들은 재력과 부동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0년 고교선택제가 실시되면 좋은 학교를 찾아 이동할 것이다.
초중고교의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는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으로 재편되는 하나의 거대한 학교 시장이 되어 고교등급제와 명문대 진학 상품으로 포장될 것이 뻔하다.
경제적 논리로 교육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초중고교의 교육수준이 미흡해서가 아니다. 입시중심의 암기식 성적 경쟁을 조장하는 교육정책이 학생을 지치게 하고, 교사의 사기를 저하시킨다. 교육에 시장논리를 도입하는 것은 인간교육·사회정의·전인교육을 구현하려는 교육 본연의 역할을 가로막는 일이다.
이미 출발선에서부터 벌어지는 학력격차와 사교육 시장으로 왜곡되어 있는 수월성교육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교육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는 길 뿐이다. 국가경쟁력 향상도 결국은 학생들의 출신과 배경에 관계 없이 교육을 보장하면서 전 국민의 상향적인 지적 평등을 이룰 때 가능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http://www.saesayon.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영탁 기자는 새사연 이사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새사연은 현장 중심의 연구를 추구합니다. http://saesayon.org과 페이스북(www.facebook.com/saesayon.org)에서 더 많은 대안을 만나보세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