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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여 외나무다리 건너기 전설처럼 추억하고 있는 상여 외나무다리 건너기기가 괴산청결고추축제에서 재현되고 있다.
ⓒ 임윤수
이제는 경험해보기 힘들 것 같아 전설처럼 기억하고 있는 하나의 추억이 있습니다. 한사람이 걷기에도 조붓해 보이는 논두렁길을 상여를 멘 12명이 일렁일렁 발맞추며 걸은 적이 있었습니다. 한 길 만큼은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는 구불구불한 논두렁길이었기에, 넘어지기라도 하는 날이면 영락없이 관을 떠안고 넘어질 수밖에 없는 길이었기에, 마음 졸이며 메던 상여였습니다.
20여 년 훨씬 이전, 군대를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향에서 상여를 멜 일이 생겨 경험한 소중한 추억입니다. 지금이야 상여를 쓰더라도 알록달록한 종이꽃으로 장식을 한 일회용 꽃상여가 대부분이지만 그때만 해도 동구 밖에 있는 상엿집에서 보관하다 꺼내오는, 몇몇 안 되는 동네 기물 중 하나인 틀 상여였습니다.
요즘이야 농지정리가 잘되어 있어 차가 들어가는 데도 문제가 없지만 그때만 해도 장지에 가려면 조붓한 논둑길을 지나야만 했습니다. 양쪽으로 상여를 멘 상두꾼들이 논둑길로 올라섰습니다.
발이 빠지더라도 디딜 수 있는 땅이 있으면 상관없지만 아래쪽이 낭떠러지인 논둑길이다 보니 외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여 틀에 의지해 조붓한 길에서 발을 가운데 쪽으로 모으다 보니 상두꾼들은 자연스레 비스듬하게 누울 수밖에 없어 부채꼴 모양으로 서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