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열차 아름다운 동해 바다. 이곳이 여름철만 되면 쓰레기장으로 변합니다.
최원석
저는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에서 야영장을 관리(7월말부터 8월 중순까지)하며 여름을 보냈습니다. 마을 자치회에서 모집을 해서 신청해 일을 하게 됐습니다. 나무 그늘에 텐트를 치고 계곡물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하는 일은 야영장 쓰레기를 치우고 밤 늦게까지 주변을 순찰하는 일입니다. 비가 많이 오던 밤에는 밤새 불어나는 계곡물을 지켜보고 있어야 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피서객들에 대한 강릉시민의 상대적 박탈감입니다. 또 이런 사람들이 자연을 즐길 자격이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대관령을 막고 쓰레기 청소비 1만원씩 받아야 한다." 한 때 강릉 사람들은 이런 말을 자주 했습니다. 이제는 그 말에 공감을 합니다.
5000원 내고 쓰레기 한 무더기... 이게 비싼가요?피서지에서는 쓰레기 전쟁이 한창입니다. 동해안의 푸른 바다와 맑고 시원한 계곡을 찾아 오는 피서객들은 교통 체증을 염려하지만 강릉에 사는 사람들은 쓰레기 문제를 걱정합니다.
경제가 어렵다고 모두들 음식을 장만해서 피서지를 찾아 옵니다. 현지에서 사는 것은 생수나 음료수·술같이 무게가 나가고 부피가 큰 것이 전부입니다. 외지에서 온 어떤 가족은 닭백숙을 해왔습니다. 아침 일찍 준비했다는군요. 피서지에서는 데우기만 하면 됩니다.
본인들에게는 편리하겠지만 지역경제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닭은 물론 감자 하나 팔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 가족은 5000원을 내고 10여 명의 가족이 5시까지 놀다가 갔습니다. 설거지 하는 곳이 있음에도 계곡물에 설거지 하고 한 무더기의 쓰레기를 남겼습니다.
저는 그 쓰레기 봉투를 헤쳐서 분리수거를 하고, 그들이 놀다간 곳에서 '지뢰(쓰레기들)'를 찾습니다. 바위 틈이나 바닥에 음식물을 묻어두는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냄새가 나고 파리가 윙윙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