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창녕군
1억 4000만 년 전 한반도가 생성될 시기에 만들어진 국내 최대 습지 '우포'(牛浦)는 일제시대에 붙여진 이름으로 순우리말인 '소벌'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청소년 인터넷 신문 <나린뉴스> 소속 청소년기자 10여명이 '우포개명추진위원회'(위원장 차현욱 돌마고 2년)를 만들어 광복절 63주년을 맞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한 가운데, 경남 창녕에서도 관심이 높다.
1998년 3월 람사르협약 보존습지로 지정될 때 명칭은 '우포'였는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제10차 람사르총회(10월 28일~11월 4일, 경남 일원)를 앞두고 명칭을 바꾸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70만평 규모로 국내 최대 자연늪인 우포늪은 경남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와 이방면 안리,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에 걸쳐있다. 이곳은 수백년 전부터 '소벌' 내지 '나무개벌' '모래벌' '쪽지벌'로 불리어졌으며, <창녕군지>에는 "소를 기르는, 또는 소에게 물을 먹이는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되어 있다.
개명추진위는 "동국여지승람 창녕현편과 대동여지도에는 물슬천과 이지포라는 지명이 있으나 '우포'라는 지명을 찾아 볼 수 없다"면서 "소벌과 나무개벌, 모래벌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우포, 목포, 사지포로 개정되어 명기되어졌다"고 밝혔다.
조선총독부가 1918년 발행한 <조선지지>에는 "창녕에는 천지를 제외하면 한반도에서 가장 큰 우포가 있다"고 되어 있으며, 1933년 일제가 문화정책의 하나로 제정한 '보호사적에관한법률'에도 우포라 해놓았다.
개명추진위는 "국내 최대 자연늪인 소벌이 람사르협약에 일본식 한자어로 등록된 사실을 알고부터 개명운동에 청소년들의 힘을 모으기로 했다"면서 "각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국토해양부와 경상남도 창녕군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정부에는 탄원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현욱 위원장은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외부인인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인 우포를 개명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래전부터 사용해왔던 지명이라 지역민들의 반발 등의 이유로 지명을 바꾸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경 우포늪에 따오기가 복원될 예정이다. 천연기념물(제198호)인 따오기는 1979년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멸종되었다. 중국에 서식하는 따오기는 검역 절차 등을 거쳐 람사르총회 이전에 우포늪에 옮겨올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개명추진위는 "동요 '따오기'는 일본제국주의 통치 하에서 광복을 염원하는 민족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창작되었다"면서 "따오기가 복원되는 늪의 명칭이 '소벌'이어야 함에도 일제가 개명한 '우포'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겉으로는 애국, 속으로는 친일을 인정하는 모순"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