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사 흙튜브를 공이로 다지는 모습강화도 유설현씨 망사 흙부대 건축 현장
유설현
PP부대나 마부대는 자갈, 모래, 연탄재, 화산석 등 찰기가 없는 재료도 채울 수 있지만 망사 튜브에는 어느 정도의 찰진 흙만 사용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흙 사용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흙의 함유 수분은 손에 쥐고 꽉 쥐었을 때 살짝 뭉쳤다 풀어지는 정도면 충분하다. 대부분의 흙은 자연 상태에서 어느 정도의 수분을 머금고 있는데 너무 마른 흙이라면 사용하기 전에 물호스로 적당히 젖을 정도로 물을 뿌린 후 사용한다. 그렇다고 별도로 흙을 반죽해서 넣을 필요는 없다. 그저 약간 습기가 있는 흙이면 된다.
곡물 건조용 망사 튜브는 농자재상이나 농촌의 천막상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곡물 건조용 망사 원단은 강도에 따라 1m 폭에 35m 정도 길이의 원단이 2만~3만 원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긴 튜브 형태로 된 것은 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유설현씨는 곡물 건조용 망사 원단을 사서 직접 공업용 미싱으로 박음질해 망사 튜브를 만들어 사용했다.
유설현씨는 막돌을 시멘트 몰탈로 고정시킨 막돌 기초 위에, 습기를 방지하기 위해 방수포를 깔고 긴 망사 튜브에 건축 현장에 있는 흙을 반죽없이 그대로 넣은 후 공이로 다져가며 벽체를 쌓았다. 긴 망사 튜브에 흙을 효과적으로 담기 위해 프라이머를 담았던 플라스틱통에 긴 함석 관을 연결해서 흙을 담는 도구를 만들었다. 이 긴 관에 긴 망사 튜브를 주름지게 끼워 넣은 후 슬슬 풀어가며 흙을 담는다. 브라질 환경단체인 에코오카는 긴 망사 튜브에 흙을 담기 위해 함석 깔대기를 만들어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