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빈 전 주한 중국대사가 정기적으로 남한 인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왔다"고 보도한 2007년 9월 13일자 <워싱턴포스트>.
워싱턴포스트
더 눈여겨봐야 할 것은 2007년 9월 13일자 <워싱턴포스트> 기사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 사정에 밝은' 한 중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리빈 전 대사의 혐의를 이렇게 전했다.
"리빈 전 대사는 (일부) 남한 인사들에게 정보원이었는데, 그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폐쇄적인 북한 정부에 관한 리빈 전 대사의 깊숙한 내부정보를 활용했다. 그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주한 중국대사로 근무하는 동안 남한 인사들에게 김정일, 북한, 북중관계 등에 관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했다."그렇다면 리빈 전 대사로부터 정기적으로 정보를 제공받은 '남한 인사들'은 누구일까?
2004년 4월 김정일 위원장의 '극비 방중'을 특종보도한 곳은 <연합뉴스>였다. 하지만 당시 관련기사를 보도했던 박기성 <연합뉴스> 기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리빈 전 대사가 정보원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 기사에서 주요 취재원으로 등장하는 중국의 한 관리는 "당국의 조사자들은 리빈 전 대사의 정보유출이 한 언론인에게 유출되는 것을 넘어섰음을 확인했다"며 "리빈 전 대사가 유출한 정보는 남한 관리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제공됐다"고 말했다.
<명보>,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를 고려하면, 남한 관리를 포함해 리빈 전 대사로부터 정기적으로 정보를 제공받은 '남한 인사들'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특히 <워싱턴포스트>가 인용한 중국관리의 말, 즉 '리빈 전 대사의 정보가 미국에도 제공됐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리빈 전 대사와 미국을 연결해주는 '남한 인사'가 있다는 말이 된다.
검찰은 왜 '리빈대사 관리계획' 문건 뒤늦게 제출했나?그런 가운데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리빈 대사 관리계획' 문건은 매우 흥미로운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리처드 롤리스 등과 가까운 백 회장 사무실에서 발견된 이 문건에 '본국에 귀국한 이후에도 리빈 전 대사를 어떻게 관리할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적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찰은 지난해 초 백 회장 사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이 문건을 입수해놓고 1년이 지난 올 초에서야 재판부에 이를 증거자료로 제출해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검찰은 '미국 스파이 의혹 사건'의 단서가 될 수 있는 이 문건이 어떻게 작성됐는지조차 조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신현덕 전 경인방송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가정보 유출 의혹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법원에 뒤늦게 제출한 수사기록에서 전 주한 중국대사 리빈 관련 정책문건이 슬며시 포함돼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검찰이 진상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신 전 대표는 "이 문건은 당초 검찰이 복사해준 수사기록에는 빠져 있다가 '왜 수사기록 일부가 누락되어 있냐'는 변호인의 항의를 받고 뒤늦게 검찰이 제출한 압수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며 "검찰은 이 문건과 관련해 어느 누구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전 대표는 "백성학 회장 비서 컴퓨터에서 발견된 영어로 쓰인 이 문건에는 리빈 대사의 코드네임을 결정하라고 했고, 리빈 대사를 관리할 계획까지 들어 있었다"며 "백 회장이 어떤 일을 했고, 이 문건이 어디로 보내졌을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신 전 대표는 "리빈 전 대사는 중국에서 한국과 미국에 국가정보를 유출했다는 혐의로 외교관직을 박탈당하고 체포되어 현재도 행방을 추적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리빈관련 문건을 수사하지 않은 이유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대표는 이날 결심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선고공판은 오는 10월 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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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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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학 회장 사무실에서 중국 대사까지 관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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