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40' 나무를 파고 채색 60×90cm 2006
김형순
이 작품은 마치 경남 남해군 상주면 금산에 와 있는 착각이 든다. 목판 나뭇결에 작가의 숨결도 담긴 것 같다. 그리고 한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생생한 입체감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작품 하나 완성하는 데 두 달 정도 걸린다는 작가의 말처럼 목판 하나하나에 작가의 땀과 정성이 서려 있다.
여기 다 소개 못한 많은 작품명을 보면, 그가 안거를 끝내고 만행(漫行)을 떠나는 선승처럼 전국을 누비며 안 다닌 곳이 없다. 강화, 문경, 원주, 횡성, 태백, 안동, 예천, 청평, 진도, 홍천, 함양, 해남 등 군과 시는 물론 태백산,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한계령, 대관령, 문수봉, 피아골 등 산과 고개도 포함된다. 그런데 맘에 썩 드는 송림(松林)은 적었나 보다.
작가는 현장에서 찍은 사진으로 밑작업을 하기에 디테일하고 현장감이 높다. 이를 다시 그리고 칼질을 하면서 그 완성도를 높여가지만 뭔가 마음에 차지 않고 소나무의 강인한 기상이 뜻대로 잘 살아나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선지 앞으론 더 과감하게 배경을 생략하거나 여백을 주는 기법을 도입하고 싶다고 의지도 보인다.
이젠 지구촌사람과의 소통에도 관심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