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헤쳐진 모래갯벌에 물이 고이자 그곳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이화영
얼마 후 갯벌체험 관광객들 때문에 갯벌 환경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한국일보> 보도가 있었다.
취재 기자는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생태계의 보고인 갯벌이 몸살을 앓고 있다"며 "끝없이 밀려드는 갯벌체험 관광객들이 생태계를 직접 보고 배우며 그 소중함을 느끼기보다는 채취에만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기자는 이어 "특히 입장료가 없는 갯벌에는 하루에도 수천명이 몰려와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다"며 "이들이 휩쓸고 간 자리는 딱딱하게 다져졌고 갯벌생물의 은신처인 바위는 모두 뒤집혔다"고 꼬집었다.
기자는 "아이들은 갯벌생물의 생태를 눈으로 보고 느낀 점을 관찰일기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바닥 곳곳에는 발이 떨어져 나간 작은 게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았다, 잠시 후면 죽고 말 것"이라며 걱정했다.
형제들은 기사 내용을 공유하고 서로를 바라보며 멋쩍게 웃어 보였지만 달아오른 얼굴은 감추진 못했다. 자연스럽게 "누가 삽을 준비한 거야"란 말이 나왔고 난 눈을 내리깔고 뒷머리를 긁어야만 했다.
갯벌을 어른이 밟고 지나가기만 해도 표면에 살고 있는 어린 생물들은 전멸한다고 한다. 또한 맛조개를 잡기 위해 뿌리는 맛소금은 생태계에 변화를 줘 조개나 게가 살수 없는 죽은 모래밭으로 만들어 버린단다. 우린 삽으로 파헤치기까지 했으니….
갯벌은 죽거나 말거나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삽질을 했던 잘못을 참회하며 갯벌에게 용서를 구한다. 우리가 했던 잘못을 되풀이하는 이들이 없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