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군 내에서 불온서적 차단 대책이 강구되면서 ‘불온서적 목록’이 작성된 사실이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북한 찬양’ ‘반정부․반미’ ‘반자본주의’ 등 ‘불온서적’으로 분류된 이 목록에는 그동안 독자들의 호응을 받아왔던 문학․인문․사회과학 출판사들의 책들이 포함되어 있다.
군사독재 정권 아래 정부가 자신의 생각에 반대하는 책들의 출판과 유통을 금지시킨 바 있지만, 수십 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다시금 이와 유사한 행위가 국방부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이번 일은 기본적으로 학문 사상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며, 글을 집필한 저자와 책을 출간한 출판사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 또한 이 목록은 국방부에 한해 유효한 것일지라도 공권력이 양서의 유통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선택의 자유를 훼손한 것이기도 하다. 이 같은 심각한 피해는 ‘불온서적 목록’에 포함된 책의 저자와 책을 출간한 출판사를 넘어서, 출판에 종사하거나 관련되어 활동하는 이들을 비롯하여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국방부에서 ‘불온서적’으로 낙인찍은 책들을, 열렬히 추천하면서 대응해주신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동시에 이러한 문제를 불러일으킨 국방부에 정식으로 요구한다.
하나, ‘불온서적 목록’이 작성된 자세한 경위와 그 선정 기준을 공개하고, 학문 사상의 자유 및 출판의 자유를 억압하는 ‘불온서적 목록’ 작성을 즉각 중단․철회하라.
하나, 현재 ‘불온서적 목록’에 선정된 책의 저자와 출판사에 공식 사과하라.
하나, ‘불온서적 목록’을 작성함으로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하라.
서명 출판사(가나다 순) 녹색평론사, 당대, 돌베개, 부키, 보리, 살림터, 시대의창, 실천문학, 이후, 창비, 철수와영희, 프레시안북, 한겨레출판, 한울, 한얼미디어, 후마니타스
서명 출판 단체순
한국출판인회의,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 청소년출판협의회
서명 저자순
강대석, 김진숙, 박준성, 안건모, 이임하, 장하준, 전상봉, 정태인, 주강현, 프레시안특별취재팀, 하종강, 한홍구, 홍세화, 현기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