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삼계탕을 끓여내는 커다란 가마솥삼계탕은 무더운 여름철 보양음식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다
이종찬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줄기차게 쏟아지던 화살비가 그치고 나자 또다시 날씨가 푹푹 찐다. 참매미가 귀 쟁쟁하도록 울어대는 느티나무 그늘 아래 삼복 불볕을 피하고 있는 사람들 모습도 느티나무 잎사귀처럼 축 늘어져 있다. 저만치 양산을 받쳐 들고 길을 걷는 아리따운 처녀가 계속해서 손수건을 이마에 갖다 댄다.
기운이 하나도 없다. 입맛도 없다. 만사가 귀찮다. 어디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늘어지게 낮잠이라도 자고 싶다. 이럴 때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무더운 여름철 보양음식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다. 특히 요즘에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불고기, 김치와 함께 손꼽는 한국음식 중 하나기도 하다.
삼복더위를 맞아 삼계탕이 제철을 만났다. 인삼이 들어 있다 하여 계삼탕(鷄蔘湯)이라고도 불리는 삼계탕. 삼계탕은 어린 닭(연계, 軟鷄, 영계)에 인삼, 마늘, 대추, 찹쌀 등 여러 가지 한약재 등을 넣고 물을 부어 푹 고아 만든 음식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삼계탕의 종류가 꽤 많아졌다. 전복삼계탕, 한방삼계탕, 녹각삼계탕, 해물삼계탕, 숯삼계탕 등이 그것.
그중 상어지느러미, 해삼과 함께 바다의 삼보(三寶)라 불리는 전복과 함께 푹 고아낸 전복삼계탕은 황제삼계탕이라 할 만큼 여름철 건강에도 좋고 맛도 뛰어나다. 전복은 특히 맑고 짙푸른 바다에서만 자라는 미역과 다시마를 먹고 사는 무공해 해산물이다. 게다가 피부미용과 허약체질 등에 좋은 음식 또한 전복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