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오름 정상에 서면 수많은 오름들이 펼쳐진다
민종덕
거문오름도 그러한 많은 제주의 오름 중의 하나이지만, 또한 특별한 오름이기도 하다. 28만 년 전 화산 폭발로 거문오름이 만들어졌는데, 이때 흘러내린 막대한 용암이 7㎞에 이르는 긴 협곡을 만들고, 그 위에 울창한 자연림을 형성하는데 이것이 선흘 곶자왈이다. 이곳은 난대, 온대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하고도 다양한 식생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용암류는 지표면 하부에는 거대한 용암동굴계를 형성했는데 만장굴을 비롯한 벵뒤굴과 김녕굴, 용천동굴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지형적, 생태적 가치로 올해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거문오름은 일제 강점기 전쟁 기지로서 당했던 고난과 수탈, 4·3항쟁의 비극과 아픔, 삶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