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국가인권위원이 되면 안되나?"

국가인권위원 내정됐다 보류된 김동수 목사의 항변

등록 2008.08.04 18:00수정 2008.08.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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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가인권위 쪽에 따르면, 최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김동수 목사가 '자격 문제' 등으로 최종 지명이 보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 등 자격 문제로 인해 김 목사의 내정은 인권단체의 반발을 사왔다. 최근 김 목사는 <뉴스메이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인권위가 좌경화돼 있다"거나 "재소자 인권을 너무 보장하면 죄수들이 폭동을 일으킨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반 인권적인 시각'을 드러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무허가 달동네에서 목회하면서 인권이 무시되는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자격 시비로 '낙마' 위기에 처한 김동수 목사는 "내 경력으로는 인권위원이 안된다고 하는데 나만큼 정확하게 인권활동을 한 사람도 없다"며 '무자격론'을 거세게 반박했다.

 

"지명 보류 얘기 들은 바 없어"... 지역인사들 "인권위에 어울리지 않아"

 

김동수 목사는 4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가인권위원에 지명됐다는 얘기를 청와대 등으로부터 언질 받은 바도 없고, 지명을 보류했다는 얘기도 들은 바 없다"며 "지명을 보류할 수 있는 인사권자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하늘의 뜻이 있으면 되고 없으면 안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국가인권위에서 일을 해보고 싶은 게 내 희망사항"이라고 자신의 바람을 피력했다.

 

하지만 김 목사는 한 달 전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국가인권위 비상임위원으로 내정됐다가 최근 '자격문제'가 불거져 최종 지명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권위법은 '인권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등을 인권위원 자격으로 규정해놓고 있는데, 김 목사는 인권과 관련이 없는 인사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경남 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목사는 개척교회 활동을 펴다가 <경남매일>과 <검찰신문>, <내외일보>에서 기자와 지역취재본부 부장 등으로 활동해왔다. 이후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언론사를 나와 '이명박 후보 지지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 기독교위원장, 한나라당 선거대책위 종교분과 부위원장을 거쳐 대통령 취임 준비위 자문위원을 지냈다.

 

특히 선진국민연대는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조직이다. 김 목사가 국가인권위원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그가 목사라는 점과 함께 '선진국민연대의 힘'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김 목사는 "기자 시절 나는 주로 법원·검찰·국정원 지부 등을 출입했다"며 "인권이 유린당하는 걸 법원·검찰 등에서 많이 보고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주지역 언론계에서 김 목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한 언론계 인사는 "김동수 목사는 국가인권위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김 목사는 전국시민단체연합 사무총장을 지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이 시민단체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지역의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그 사람이 누구냐"고 반문할 정도다.

 

또다른 지역인사는 "돈이 없어서 그렇지 착한 사람"이라며 "이전부터 야권운동을 해왔고 기자생활도 좀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전에 서울에서 신학공부를 했다고 하는데 특정교회에 소속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왜 나를 음해하는가?"

 

김 목사는 '자격 시비'가 일고 있는 것과 관련 "나를 음해하기 위한 소지가 있다"며 "조만간 거기에 대응을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내가 부적격자라고? 언론에서 알고 있는 정보와 나는 전혀 다르다. 나는 빈민 인권을 위해 살아온 사람이다. 달동네는 인권이 무시되는 현장이다. 그래서 (빈민) 인권을 위해 달동네에서 목회활동을 하면서 살아왔다. 또 시민단체에서 소년소녀가장 돕기운동을 했다. 그런데 왜 나를 음해하려 하는가?"

 

김 목사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 국가인권위가 만들어졌는데 법복 입은 사람이 중심이 되어 왔다"며 "이제는 나처럼 인권을 현장에서 체험한 사람들 위주로 국가인권위가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인권이 확보되지 않으면 외국투자도, 관광객도 안 들어온다"며 "그런 차원에서 인권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08.04 18:00ⓒ 2008 OhmyNews
#국가인권위원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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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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