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백일홍과 어우러진 계룡산 신원사. 호젓한 분위기가 좋다.
이돈삼
여름 햇살이 장난이 아니다. 말 그대로 불볕이다. 그 기세에 기가 꺾이고 만다. 동물은 물론 식물까지도 한낮에는 고개를 숙일 정도다. 땡볕을 피하러 길을 나섰다. 계룡산 일대다. 목적지를 갑사로 정하고 차를 몰았다. 가는 길에 '신원사'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사찰이다. 호기심이 발동한다. 목적지를 바꾼다. 갑사 이정표를 왼편으로 두고 신원사 이정표를 따라 곧장 직진을 한다. 여기도 굿당, 저기도 굿집, 굿하는 집들이 즐비하다.
순간, 어릴 적 거리의 약장사 생각이 문득 스친다. '계룡산에서 10년, 지리산에서 5년, ○○산에서 ○년….' 왜 옛날 약장사들이 계룡산을 들먹였는지 알 것 같다.
그 길을 따라 조금 달리니 신원사 입구다. 여느 사찰의 입구처럼 주차장이 보인다. 일요일 오후 시간인데도 생각만큼 자동차들이 많지 않다. 계곡을 낀 음식점도 줄지어 서 있다. 사람이 많지 않은 탓인지 그리 북적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