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으로 인한 실내 외 온도차가 5~8℃ 정도 차이가 나는 곳에서 오랜 시간 머물게 되면 말초혈관의 수축에 의해 혈액순환의 이상과 함께 자율신경계에서 이상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엄두영
냉방병은 보통 실내와 외부 온도가 5℃ 이상 차이가 날 때 발생하는데, 이러한 온도차 외에도 두 가지 요인이 더 작용합니다.
우선 과도한 온도의 변화를 인체가 얼마나 자주 겪게 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내외 온도가 5℃ 이상 차이가 나더라도 항상 그러한 환경에 있는 사람이라면 냉방병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한여름에도 직장이나 자가용, 그리고 집의 온도가 거의 비슷하게 낮은 사람들은 냉방병에 잘 안 걸리지만 직장에만 에어컨이 있는 사람들은 냉방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또한 온도의 변화를 신체에 얼마나 국소적으로 받게 되는가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냉방기에서 나오는 한기가 직접 신체에 닿으면, 몸의 일부에만 노출되어 냉방병에 더 걸리기 쉬워 가정이나 소형 점포에서 사용하는 개별냉방기가 중앙집중방식 냉방기보다 냉방병을 일으키기 더 쉽습니다.
냉방병, 증상도 다양해
실내에서 장시간을 보내는 경우 흔히 말하는 냉방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냉방병은 의학적으로 뚜렷한 정의를 내리기 어렵지만 그 증세는 대체로 다섯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최희정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표적인 냉방병 증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호흡기증상, 전신증상, 위장장애, 여성 생리 변화, 기존 만성병 악화"라고 말합니다.
주로 냉방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5~8℃ 정도 차이가 나는 곳에서 오랜 시간 머물게 되면 말초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 이상과 함께 자율신경계에서 이상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우리 몸은 기온이 올라가면 1~2주간의 순응기간을 거쳐 새로운 환경에 맞게끔 조절되지만 냉방이 되는 실내에서 지내다 보면 순응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는데, 이럴 때 여러 신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정상 상태에서 코는 자율신경계 중 주로 교감신경계에 의해 조절되어 혈관수축과 분비물 감소 기능을 통해 공기를 통과시킵니다.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장시간 동안 냉방한 실내에 있게 되면 자율신경계의 부조화가 생겨 부교감 신경이 항진되면서 아세틸콜린이나 신경펩타이드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유리되어 재채기, 콧물, 코 막힘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라고 설명합니다.
전신증상으로는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이 흔하며, 어깨와 팔다리가 무겁고, 허리가 아파지기도 합니다. 또 몸의 한기(냉증)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위장장애로는 소화불량과 하복부 불쾌감, 더 나아가서는 설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여성들은 생리 변화를 겪기도 하는데 이 경우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이 심해집니다.
최화정 교수는 "누구보다 냉방병으로 더 고생하는 사람인 심폐기능 이상 환자, 관절염 환자, 노약자, 당뇨병 환자 등은 자신의 병이 악화되고 증세도 심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라며 만성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특히 냉방병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냉방병, 어떻게 예방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