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국민대책회의회원들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동 기동본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관 기동대의 창설은 80년대 `백골단'의 부활과 다름없다"며 부대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이날 신당동 기동본부 정문 앞에서 경찰관 기동대의 진압시범을 지겨 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즉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가 죽은 줄 알았던 백골단을 10여 년 만에 무덤에서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참여정부에서 2012년에 전·의경제도를 폐지하겠다고 해 경찰관 기동대 운영은 이미 예정됐지만 현재 전·의경 제도 폐지가 유보된 상태에서 전·의경과 경찰관 기동대가 동시에 운영된다면 기동대는 사실상 과거처럼 백골단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촛불시위에 참여한 비무장 시민들에 대한 살인'적' 진압도 모자라 아예 80년대식 '살인진압'을 하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법적으로 전경은 대간첩작전을, 의경은 치안업무를 보조하도록 돼 있는데 전·의경들을 대체해 만들었다는 경찰관 기동대가 지금 하고 있는 훈련은 시위대 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며 "그동안 법을 어겨가며 촛불 든 국민들을 때려잡아놓고 무슨 법질서 회복이냐, 어청수 경찰청장은 거짓말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골단의 쇠파이프에 맞아 사망한 강경대 열사의 아버지, 전국민주화운동 유가족협의회 강민조 이사장은 "지난 91년 4월 백골단에 의해서 사랑하는 내 자식 경대를 잃었다"며 "또 다시 저들이 청년들을 죽이는 연습을 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강민조 이사장은 이어 "나는 지금도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는데 저들이 지금 나와 같은 사람을 만들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 저들에 의해 사랑하는 형제·자식을 잃을지 모른다"며 "다 같이 나서야 한다, 좌시하지 말자"고 덧붙였다.
한편, 창설식이 열리는 기동본부를 지키고 있던 경찰들은 이들의 기자회견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기자회견 참가자와 일부 시민들이 경찰관 기동대의 진압시범을 보기 위해 기동본부로 다가서자 정문 앞에 전경들을 두겹으로 배치해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기동대를 취재하러 왔던 일부 기자들도 경찰벽에 밀려나 진압시범을 멀리서 지켜봐야만 했다.
경찰은 또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기자회견 참석자 수가 늘지 않도록 100여미터 밖에서도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박김영희 진보신당 공동대표,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인 박정기씨가 기자회견에 합류하지 못해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김동환 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공유하기
쫓기는 시위대 땅에 메치는 '공권력' 공포의 백골단, 10년만에 부활하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