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깊은 민박집 마당에서 다 함께 만찬 중인 고등학교 2학년생 30명.
박병춘
"여름방학 때 경남 남해 쪽 상주해수욕장으로 학급 수련회 갈까 한다. 어뗘?""와~~~~~~~~! 좋아요!!"여름방학 두어 달 전부터 교실 탈출(?) 계획을 세웠다. 30명이 함께 자려면 민박집 한 채를 빌려야 했다. 무엇보다 교감·교장 선생님의 결재가 필요했다. 학부모 동의를 받는 일도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였다.
일사천리였다. 얼음에 박 밀 듯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남해 민박집 아줌마는 올해 들어 방마다 에어컨까지 설치했다며 흔쾌히 예약을 받아주셨다. 교감·교장 선생님은 '안전사고 유의'만 강조하고 기안 서류에 사인을 하셨다. 학부모님들은 가정통신문에 딸린 참여 동의서에 동그라미를 해주셨다. 내키지 않았지만 만에 하나 대비 차원에서 여행자 보험도 들어뒀다.
지난 7월 26일부터 27일까지 '바다 찾아 추억 만들기'라는 제목을 달고 학급 여행을 다녀왔다. 인문계 고교 2학년생 30명 그리고 담임교사인 나는 대전에서 남해까지 사각 교실을 벗어나 드넓은 바다에서 후회 없이 즐겨보기로 했다.
26일(토) 오후 3시에 출발, 저녁 6시 30분경 남해 상주해수욕장 인근 민박집에 도착했다. 방을 배정한 후 여장을 풀고 저녁 잔치를 준비했다.
즐거움이 가득했다, 행복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