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에 이렇게 많은 생명이 산다는 걸 미처 몰랐습니다.
보림
혹시 기회가 되어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처럼 낮은 풀꽃들이 사는 바닷가에 갈 일이 있다면 일회용 음료수 병이나 쓰레기가 생길 게 뻔한 간식 대신 아이들 손에 버겁지 않은 작은 스케치 북과 물이 닿으면 색이 번지는 색연필 몇 자루 챙겨보면 어떨까요?
잘 그리든 못 그리든 눈에 들어온 갯완두나 모래지치, 표지에 등장한 갯메꽃 등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풀꽃들을 직접 그려보면 기억이 더 선명해질 것입니다.
살을 에는 듯한 겨울바람이 몰려오고,바닷가 모래가 날리고 쌓이고,눈에 들어오는 건, 다시 모래뿐입니다힘없이 무너져 내린 모래언덕에는 얽히고설킨 뿌리가 드러납니다.뿌리의 모습은, 다음 생명을 키워 내려고모래가 달아나지 못하게 붙잡는 것 같습니다.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은 오랜 세월 바닷바람에 날린 모래가 쌓여서 이루어진 야트마한 언덕입니다. 너비 500~1300m로 바닷가를 따라 3.4km 이어진 이곳 남쪽에는 해수욕장과 펜션 단지가 들어서 있고, 전체의 3분의 1정도인 북쪽 지역이 2001년부터 천연기념물 431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고 합니다. 모래언덕 뒤쪽, 4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빗물이 고여 만들어진 작은 연못, 두웅습지가 있는데 이곳 역시 2002년부터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고 합니다.
신두리 언덕은 바람이 많고 밤과 낮의 기온 차이가 크고, 물이 부족한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풀들은 이곳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키가 작거나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잎이 두껍거나, 솜털이 달려있거나 꽃이 작거나 뿌리줄기를 모래 깊숙이 뻗어 무리를 짓기도 한다네요.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버텨준 풀과 꽃들은 풀벌레와 파충류,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생명을 움트게 하는 터전이 되어 줍니다.
아이들과 함께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을 소재로 자연의 소중함을 이야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차분한 세밀화 보시면서 어른들도 생태계의 보고 갯벌과 억척스럽게 생명을 이어가는 모래언덕에 핀 꽃들을 한 번 더 눈여겨 보면 좋겠습니다.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에 핀 꽃
김천일 지음,
보림,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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