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손 카트리지2006년 7월 소리도 해상에서 침몰한 선박에서 수거한 엡손프린터의 카트리지가 수북하게 쌓여있다.
조찬현
외국 쓰레기를 전시하고 있는 곳이 시선을 끈다. 이는 대부분 중국산으로 외국에서 우리나라 연안으로 밀려온 바다쓰레기다. 이탈리아산 빈 병, 독일산의 캔, 중국, 일본 등 11개국의 생활쓰레기다. 이탈리아나 독일산의 쓰레기는 연안을 지나가는 그곳 국적의 선원들이 버린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 바다쓰레기를 태우지 마!'라는 포스터의 구호가 가슴에 오래 머문다.
이날의 행사는 여수시민단체연대회의가 주최하는 제4회 해양환경보전의 날 행사로 소호 요트장에서 열렸다. 자원봉사자로 나선 한해광(서남해안 도서환경센터 사무국장)씨는 이제는 해안쓰레기를 줍는 것이 일상화되었다고 말한다.
지난 2006년 7월 소리도 해상에서 침몰한 선박에서 수거한 엡손프린터의 카트리지가 외국산 쓰레기 그물에 수북하게 쌓여있다. 엡손의 카트리지가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여수 거문도 해상과 해남의 무도(울둘목 부근의 섬)에서까지 발견된다고 한씨는 말한다.
지난 2006년 8월 3일자 뉴시스 보도에 의하면 '3일 엡손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달 10일 중국 텐진을 출항해 부산으로 항해하던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EASLINE TIANJIN호에서 추락한 컨테이너 100개 중 총 87만여개의 잉크 카트리지가 실린 5개 컨테이너가 바다 속으로 침몰했다. 이 가운데 1개의 컨테이너는 여수 해경에 의해 고흥군 나로도 축정항으로 인양됐지만 상당량이 분실돼 수거 작업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외국쓰레기 전시는 국내에서 이번이 최초다. 한해광 사무국장은 외국산쓰레기 수만 점을 수거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다. 엡손의 잉크 카트리지와 영국의 페트병,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필리핀 등 국적도 다양하다.
이는 중국산이 대부분인데 안방을 차지한 중국산 제품이 이제는 쓰레기로 우리의 바다까지 차지한 셈이다. 그는 쓰레기를 줄이는 대안으로 "있는 쓰레기 주워내는 방향으로 생활방식을 개선하자"고 주장한다.
"쓰레기아빠라 놀려대던 자녀들도 이제는 함께 참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