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물가 상승률 추이(한국은행), 강만수 경제팀의 고환율 정책이 실시된 3월 이후 수입물가 상승이 가파라지고 있다.
새사연
환헤지 파생상품(KIKO)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
한편 지난해부터 은행들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상당규모의 통화옵션 상품, 즉 환헤지 파생상품을 판매했다. 환헤지 파생상품이란, 주로 외화 결재를 하는 수출기업들이 급격한 환율변동에 대처하고자 달러와 같은 외화 통화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설계된 통화옵션(KIKO, Snowball), 통화선도거래, 통화선물거래 상품 등을 말하며, 여기에 환변동보험을 포함할 수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이 은행과 계약한 통화옵션상품, 특히 그 가운데 하나인 KIKO 상품으로 인해 심각한 손실을 보는 상황이 발생했다.
대표적인 통화옵션 상품인 KIKO를 보면 환율이 일정범위 안에서 오르내리면 미리 정한 계약환율로 달러 환전을 할 수 있지만, 정한 범위의 최고한계를 넘어갈 경우에는 시장 환율보다 훨씬 낮아진 계약환율에 계약금액의 2~3배 이상의 달러를 팔아야 한다. 특히 계약금액 정도의 손실은 환손실로 취급할 수 있지만 물량이 2배로 늘어난다는 규정 때문에 나머지 외화는 직접 시장에서 매수해 은행에 매도해야 하기 때문에 손실 폭이 훨씬 커지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2008년 2월까지 KIKO 상품 계약을 맺은 대부분의 경우 환율상한선을 950원선으로 보고 계약을 했다. 그런데 3월 이후 새 정부의 고환율정책으로 인해 환율이 일시적으로 1020선까지 폭등하는가 하면, 2/4분기에도 좀처럼 980선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그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4분기 KIKO 손실액은 총 2조 5천억 원으로 추산되고 이 가운데 중소기업 손실액이 절대적으로 많아서 1조 6천억 원, 그리고 대기업이 9천억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환율변동추이를 보면 1/4분기 손실액은 오히려 적을 수 있고 2/4분기 손실액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2/4분기 환율급등으로 인한 평가손실 규모가 1/4분기의 2배를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에 유리하고, 기업에 불리한 KIKO KIKO 이외에도 수출보험공사에서 발행하는 '환변동 보험' 상품을 구입한 중소기업들도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환변동 보험은 계약환율보다 환율이 떨어지면 보험공사로부터 환차손을 보상받지만, 환율상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차익은 수출보험공사에 돌려주는 방식이다.
2008년 들어 6월 말까지 수출보험공사가 기업에 지급한 보험금은 357억 원이지만, 반대로 기업으로부터 환수한 금액은 2222억 원이나 되었다. 환수금에서 보험금을 뺀 금액인 1865억 원은 결국 기업의 손해 금액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100여개 중소기업이 환변동 보험에 가입했고, "환율 인상으로 수입 단가는 올라간 반면 수출에서 거둔 환차익은 모두 환수 당해 일부 영세업체는 파산하기도 했다"는 것이 중소기업 중앙회 관계자의 주장이다. 코스닥 등록기업들도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환손실로 인해 순이익이 33.98%나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