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지게기사들은 연탄을 이 지게에 지고 각 가정에 배달한다.
조찬현
천일, 태양, 동창 등 3곳은 아주 오래전에 문을 닫았고 합동연탄과 제일연탄 두 곳이 최근까지 남아 명맥을 이어오며 여수 서민들의 언 가슴을 녹여주었다. 이제 올 겨울이면 마지막 하나 남은 제일연탄공장마저 문을 닫게 된다. 그래서일까. 아이러니하게도 한여름에 때 아닌 주문이 밀려들어 제일연탄공장은 쉴 새가 없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 반짝 성수기가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제일연탄공장 사람들과 이곳에서 연탄을 떼어다 연탄 배달을 해서 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은 순진하게도 "설마 한곳은 남겠지. 이곳은 괜찮겠지" 생각했단다. 그런데 한 곳 남은 이 연탄공장마저 사라진다는 소식에 앞길이 막막하다며 모두들 망연자실이다.
정칠권(50) 제일연탄공장 전무의 말에 의하면 요즈음 공장의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일부 시민들은 "왜 공장을 그만 두느냐. 우리는 어디서 연탄을 갖다 때느냐"며 항의를 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공장 진입로 입구의 합동 연탄공장은 이미 철거작업이 시작됐다.
연탄 한 장의 공장도가격은 287원 25전. 여수 지역의 연탄 개당 소비자가격은 400원, 인근 구례군은 450원이다. 앞으로 화순이나 광주에서 연탄을 갖다 쓰면 개당 소비자가격이 최하 50원에서 많게는 100원까지 오를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김상수(55) 기사의 말에 의하면 2.5톤 화물차량이 여수에서 광주를 오가는 데 제비용만 해도 10만 원이 넘게 소요된다고 하니 말이다.
"연탄 공장 문 닫으면 서민들은 어찌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