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교실푸른교실에 적발된 남녀 학생들이 어깨를 겯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체벌을 받고 있다.
임정훈
학생들에 따르면, 매일 오후 6시 40분부터 8시까지 1단계로 학생부 담당 교사가 학생들을 운동장에 모아놓고 운동장 구보하기, 오리걸음걷기, 팔 벌려 뛰기 등의 단체 기합을 실시한다.
'푸교'에는 전 학년에 걸쳐 하루 평균 보통 40~100여 명 안팎의 남녀 학생들이 입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1100여명의 학생 중 10% 남짓이다. 기자가 현장 취재를 간 날도 100여 명의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오리걸음과 구보를 하고 있었고, 일부 학생들은 지도 교사에게 몽둥이로 맞고 있었다. '푸교' 대상인 학생이 건강 등을 이유로 "못 하겠다"고 하거나 불참하면 이는 대부분 매질로 이어진다.
학교 측이 교육계획서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푸교'는 4회당 1번으로 계산되는데, 이게 3번째 쌓이면 해당 학생은 푸교와 함께 2단계로 '녹색교실(아래 녹교)'까지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녹교가 일정한 기준 없이 교사들의 임의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녹교'는 '푸교'가 끝난 8시부터 밤 10시까지 계속된다.
'녹교'에서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연습장이나 공책을 빽빽하게 채우는 일명 '깜지'를 쓰게 한다. 내용은 상관없으나 일정 분량만큼 써 내지 않으면 귀가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돈이 없거나 하는 일부 학생들은 저녁 식사도 굶은 채 10시까지 '녹교'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집이 먼 학생들은 귀가하는 데에도 곤란을 겪고 있었다. '푸교'와 '녹교'를 담당하는 교사들이 시간외 근무수당을 꼬박꼬박 챙기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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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교실 단체기합 ⓒ 임정훈
"못 견디겠다" 2명 자퇴 ... 생리통 호소 여학생에겐 "확인 받아오라"'푸교'와 '녹교'가 처음 시행된 작년(2007)에는 두 명의 학생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학교를 자퇴했다.
"대외적 이미지 홍보에만 집착하는 학교 측의 태도가 싫었고, '푸교'에 정당한 이유가 있어 불참했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가 돼 불려가서 상황을 말할 기회도 없이 걸음을 걷지 못할 만큼 맞았기 때문에 이런 학교 상황을 견딜 수 없어 자퇴를 하게 됐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ㅇ고에 입학한 것이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 '푸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생리통을 호소하는 여학생에게 생리중임을 확인받아오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를 확인하려 한 교사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알려진 이 사건에 대해 해당 교사는 "('푸교'를 피하기 위해) 생리를 하고 있다고 거짓말 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o학교의 인권침해는 이뿐 아니다. 교사에게 귀뺨을 맞고 고막이 터진 학생이 있는가 하면, 교사에게 폭행을 당한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는 학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의 부모는 "애가 사람을 무서워하면서, 자꾸 책상 밑으로 숨는다"고 말하고 있다. 또 지난 10일, 한 교사는 복도에 침을 뱉은 학생에게 그것을 핥아 먹으라며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