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친환경급식 바람이 분다

[기획③] 학교급식법 개정 2년, '법 따로 학교 따로'

등록 2008.07.16 18:47수정 2008.07.1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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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학교·유관기관 '삼박자' 필수요건

조례 제정에 따른 실질적 예산지원 절실

 

글 싣는 순서

1.강동`·송파구 학교급식 현주소

2.직영전환 추진… ‘산넘어 산’

3. 강동구 친환경급식 가능할까

2006년 위탁 급식사고 이후 정부와 각 지역 교육청이 위탁 급식학교들의 직영운영을 독려하고 있지만 직영전환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송파 지역 내 학교들도 예외는 아니다. 학교급식 확대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1996년 위탁급식제도가 도입됐으나 10여년 동안 직영급식보다 식중독 발생률이 높고 저급 또는 수입 식재료 사용과 위생관리 수준도 낮아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민원이 야기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003년 3월 서울 지역 13개교에서 발생한 집단식중독 사고에 이어 3년 뒤인 2006년 6월 또다시 수도권 지역 46개교에서 대형 식중독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지난 2006년 7월 국회는 학교급식의 직영급식을 원칙으로 하는 학교급식법을 개정하고 기존 위탁급식 실시학교에 대해 오는 2010년 1월 19일까지 유예기간 3년 이내에 직영급식으로 전환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학교급식법이 개정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일선 학교들은 유예기간만을 운운하면서 직영급식전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위생사고 발생률이 직영보다 3배 이상 높고 급식비리 발생, 업체의 과도한 이윤추구 등 제반문제점을 해소할 대안으로 직영급식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강동·송파구 관내 학교들은 산 넘어 불구경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2006년 이후 강동·송파구 관내 초·중·고교의 급식 현주소를 조명해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학생들의 안전한 급식환경 조성에 필요한 안정적인 직영급식 전환을 위한 과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특히 강동구의 경우 신임 이해식 구청장이 강동구 전체 학교 급식에 국산 유기농산물 사용을 토대로 한 ‘친환경 급식 조례안’ 제정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친환경 급식이 효과적으로 진행되기 위한 타 지자체의 사례도 비교·검토해 보고자 한다.   

 

안전한 학교밥상도 '돈돈돈'

 

전국 지자체가 잇따라 친환경 학교 급식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학생들의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에 발 벗고 나섰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친환경 급식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제공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취지로 전국 지자체가 친환경 농산물 제공 등을 내용으로 한 학교급식지원조례를 제정해 이를 시행하려고 하지만 아직까지 친환경 급식 추진에는 걸림돌이 많다.

 

우선 교육기관 및 행정 당국이 학교 급식 공급에 대한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자체의 낮은 재정 자립도와 이에 따른 예산확보 어려움 등을 꼽을 수 있다. 게다가 서울시의 경우 아토피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하면서도 가장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친환경 급식지원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단적인 예로 서대문구의 경우 올해 친환경 쌀 지원명목으로 예산 7억3000만원을 책정했지만 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시 조례도 없는데 구청에서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는 것.

 

친환경급식, 관악구·나주시 '으뜸'

 

이 같은 열악한 조건에서도 서울 관악구는 ‘친환경 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해 내년 1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2005년 대규모 식중독 사고 이후 2006년 직영전환을 골자로 한 ‘학교 급식법’ 개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직영전환은 제대로 되지 않고 위탁급식 업체의 허술한 위생관리 및 식자재의 안전성도 확보되지 않고 있다.

 

이에 관악구의회는 도농 간 지역교류 활성화, 무상급식 확대, 직영급식 전환 등 급식지원체계를 마련해 안전한 급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조례를 제정했다.  일정 부분 관악구청의 지원을 받고 있는 당곡중학교의 경우 운영위와 교사들의 노력으로 쌀과 김치, 한우고기, 신선한 채소를 현지와 직접 연결해 국산 친환경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수입 농축산물을 사용하지 않고 우수한 국내 농산물을 쓰는 운동이 최근 들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2003년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의 학교급식비 지원조례를 만들어 모든 학교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받는 나주시도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꼽힌다.

 

나주시 학교급식의 경우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있어 계약재배를 통한 생산을 통제하고 공동분배를 통해 식재료의 가격을 낮췄다. 한마디로 학교급식지원센터가 곧 생산, 물류, 급식, 마케팅을 총 책임지는 친환경급식의 중심에 있다. 이를 통해 나주시 관내 120여개 학교에서 친환경급식이 진행되고 있다.

 

아이들 건강은 어른 책임

 

그런 가운데 지난 6월 4일 강동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통합민주당 이해식 신임 강동구청장이 ‘급식 청정구역 강동!’을 주제로 한 국산 유기농산물 급식 확대 및 학교 직영 농장 운영을 약속했다. 신임 이해식 구청장이 제시한 공약에 따르면 청소년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강동구 관내 전체 초·중·고교 급식에 국산 유기농산물 사용을 유도하고 학교급식을 위한 직영 농장을 운영해 생산 및 공급의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강동구 유기농급식지원에 관한 조례를 신설하고 ‘서울시 학교 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서울시 지원을 우선 확보하고 농협 등과 협의와 강동구 관내 적정 부지를 확보해 급식 직영농장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학교 내 유휴부지에 유기농장을 조성하고 유기농업체험교실을 운영해 수확한 농작물을 급식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강동구 관내 학생들의 안전한 친환경 급식 성패는 바로 지자체의 노력과 학교 및 유관 기관의 협조에 달려 있다. 일단 친환경급식을 위한 조례가 계획대로 올 연말까지 제정된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예산확보가 되지 않으며 조례안은 무용지물이다.

 

실질적인 예산반영이 뒷받침돼야 하며 직영 농장 운영 부지 확보를 위해 농협을 비롯한 관내 학교측의 적극적인 협조와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내년도 1차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탄탄한 친환경급식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영양사, 교사들의 뜻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특히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회의 적극적인 노력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학교 밥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필수 요소다.

 

www.dongbunews.co.kr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울 강동 송파구 주민의 대변지 서울동부신문(www.dongbu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7.16 18:47ⓒ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울 강동 송파구 주민의 대변지 서울동부신문(www.dongbu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급식 #강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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