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비치호텔 앞 전경4금강산비치호텔 앞에서 내려다 본 고성항의 천혜의 절경.
이준희
이번 사건은 분명히 비극이다. 북측은 남측에게 책임을 묻고 있고, 남측은 북측에 진상규명과 남북공동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빠른 시일 안에 진상이 규명되어 유명을 달리하신 분과 유가족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길 기원하면서 이번 사건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와 현대아산 측의 자세와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몇 가지 짚고자 한다.
정부와 현대아산, 언론은 우선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이번 사건의 1차적인 원인이 무엇인가는 분명히 따져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철조망' 문제다. 고인은 고성항 인근 해수욕장 해변가의 군사경계지역을 표시하는 2m 높이의 철조망을 넘어서 북측 경계지역으로 들어갔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적어도 지난 5월 9일 기준으로 피격 현장인 금강산 해수욕장 해변가에는 민간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군사용 철조망이 없었다. 두 달 사이에 군사용 철조망이 새롭게 쳐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피격 현장의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철조망 같은 것은 없었다고 한다.
기자는 이번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부터 며칠 동안 금강산 해수욕장 관련 사진과 동영상, 기사 등을 검색하여 보았다. 특히 언론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었다.
기자는 지난 5월 초 남북언론인대표자회의 차 금강산을 방문한 바 있다. 방문 기간 중 숙소는 금강산패밀리비치호텔이었다. 이 호텔 앞에서 5월 9일 해변가의 전경 사진을 4장 연속으로 촬영하였다. 해금강호텔에서 북측 고성항 쪽이 나타나는 사진이다. 사진을 확대해 자세히 보았다. 특히 비치호텔에서 기생바위쪽까지 상세히 살펴보았다. 언론에서 보도한 '철조망'은 그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기자가 촬영한 동영상도 확인해 보았다. 화면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철조망'의 모양새는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해수욕장 내 건물 좌측 편에 녹색 펜스로 추정되는 형태의 구조물이 백사장 중간 지점에서 끝난 것으로 확인된다. 이 구조물 외에는 비치호텔에서 해변가를 따라 기생바위까지 어떠한 형태의 철조망이나 펜스는 확인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