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세의 진정자 할머니할머니는 마천동에 살고 있어서 그러는지, 이 쓰레기 문제를 남의 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마치 제 집안 일처럼 마음을 쓰고 계셨습니다. 이런 분들로 등산객들이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권성권
“아침부터 쓰레기 사진 찍게요?”“네, 너무 지저분해 보이지 않으세요?”
“듣자하니 여기가 하남시 소속인데, 서울 사람들이 버렸다고 해서 송파구청에서 가지고 가기로 했다는데요?”
“아 그래요. 그럼 빨리 치워야겠네요.”
“근데, 규격봉투에 담아 있는 것만 치운다고 하니, 언제 가져갈지 모르지요 뭐.”
“애초에 버리지 말았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렇죠?”
“근데 모두가 내 맘 같겠어요.”
어제(10일) 이른 아침 남한산성을 내려오는 그 길목에서 59세의 전정자 할머니와 나눈 대화였다. 말을 나누다 보니 할머니는 마천동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할머니는 다른 등산객들과 달리 쓰레기 더미 사진을 찍고 있는 내게 직접 말을 걸어왔던 것이다. 그 길목을 걸을 때마다 지저분한 쓰레기더미들을 봐야 했을 터이니, 하남시이든 송파구청이든 하루 속히 그것들을 치웠으면 하는 바람 간절했던 것이리라.
마천동에서 남한산성을 오르는 이 길목이 서민적이긴 하지만 그 길목에 쓰레기 더미만큼은 없었으면 한다. 산을 오르내리다 갈증이 나고 속이 허하면 무엇으로든 목을 적시고 허기진 배를 채우면 될 일이다. 그렇다고 음식점 위 아래의 길목에 온갖 병들과 음식 찌꺼기들까지 버려서 될 일이겠는가?
그 산 길을 여럿이 함께 살아가는 살림터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곳을 내 집안 뜰이나 가족들과 함께 앉아 먹는 식탁으로 여긴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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