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개류의 황제’로 불리는 전복. 저지방 고단백의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돈삼
조개류 가운데 가장 맛이 좋고 귀해서 ‘조개류의 황제’로 불리는 게 전복이다. 한때 서양 사람들은 '껍데기가 한쪽밖에 없어서 먹으면 사랑에 실패한다'고 터부시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라며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전복은 선뜻 찾기 힘들었다. 생산량이 적은 데다 가격도 비싸 일반인들은 쉽게 먹지 못하는 귀한 음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것은 먼 옛날 얘기가 돼버렸다. 요즘은 다르다.
완도를 비롯해 전남 서남해안에서 전복양식이 늘면서 많은 양의 전복이 공급되고 있다. 전복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산물 가운데 하나로 성장한 것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중국, 호주, 페루, 칠레에 이어 세계 5위 전복 생산국으로 발돋움했다.
전국 전복 생산량의 80%가 완도에서 생산됐다. 생산금액도 2천억원에 육박하면서 전복이 수산업의 새로운 부가가치 품목으로 떠올랐다. 완도군의 수산물 총생산액 4천억원 가운데 전복 매출액이 38.5%를 차지, 완도 주민들 사이에선 ‘전복이 완도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것도 잠시. 이 완도전복에 위기가 닥쳤다. 몇 년 사이 전복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데다 불황과 경기침체로 소비마저 급감한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02년 산지에서 1㎏에 7만2000원이던 전복 값이 지난해 5만5000원까지 떨어졌고, 최근엔 4만∼5만원 선으로 급락했다.
완도군 관계자는 "지난 2002년 완도에서 생산된 전복이 800톤이었지만 지난해 3500톤으로 5년 사이 총 생산량은 네 배 이상 늘었다"면서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