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일구'나침반이 없이도 정남향을 맞추어 시각을 알 수 있는 해시계' 실물은 남아 있지 않고, 세종대왕 영릉에 복원품이 전시돼 있다.
현암사 제공
여러 시계들을 만든 것으로 미루어 보건데 세종대왕은 백성들의 삶을 끔찍이 돌봤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조선의 그 어떤 왕보다 투철한 '시간관념'을 가지지 않았을까 싶다. '임금과 시간'에 대한 책의 이야기를 보자.
"동양에서는 하늘의 모양을 살펴 백성들이 일할 때를 가르쳐주는 것을 임금이 해야 할 중요한 일로 여겼단다. 유교사상은 왕이 하늘에서 명령을 받아 인간 세상을 다스리는 존재라고 가르쳤거든. 하늘에 떠 있는 해와 달과 별을 관찰하고 시간과 달력을 결정하는 것은 오직 왕만이 할 수 있는 절대적인 권한이라고 생각했대.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왕들이 첨성대, 관천대 등을 설치하여 하늘의 현상을 관찰하고, 해시계나 물시계 등을 이용하여 시간을 재었단다."(190쪽)조선시대였다면 '광우병'을 어떻게 처리했을까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나라가 시끌벅적한 요즘, '소'를 돌보기 위해 펴낸 조선의 <신편집성우의방(新編集成牛醫方)>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조선시대에는 '좋은 소를 알아보는 법', '소를 키우는 데 지켜야 할 금기사항', '소의 전염병 등 17가지 잡병의 증상과 처방'을 적는 등 농사와 생활에 꼭 필요했던 '소'를 힘써 관리했다. 조선시대였다면 '광우병'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조선의 과학기술>은 초가삼간과 온돌의 구조, 술 빚기·김치 담그기·장 빚기, 길이 재기, 대동여지도 읽기, 해시계와 물시계의 이해, 천상열차분야지도로 본 천문 등의 이야기들을 관련 사진·자료들을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 더욱이 어린 두 주인공들이 조선시대 사람들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 보고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형식으로 구성해 어린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췄다.
무더운 여름날, '온돌'이 무엇인지, '수라'가 무엇인지, '메주'가 무엇인지, '되'가 무엇인지, '대동여지도'가 무엇인지, '물시계'가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들을 데리고 조선시대로 과학기술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조상들이 초가삼간 마루에 걸터앉아 더위를 식히느라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듯이 말이다.
"조선시대 일반 백성이 살던 가장 기본적인 민가 유형은 초가삼간의 일자집이었다. '부엌+큰방+작은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방 앞에 자그마한 마루를 만들었다. 남부 지방에서는 삼간집에서 대청마루를 하나 더 추가하거나 방을 하나 더 만든 초가사간집이 발달하였다. 초가사간집은 '부엌-큰방-대청마루-작은방' 또는 '부엌-큰방-작은방-고팡(광)'으로 구성되었다."(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