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 곁에 다가가는 친근한 의회’를 표방한 제5대 강동구의회가 2006년 7월 의욕적으로 출범했다. 5대 의회의 경우 처음으로 의원 유급제가 도입되면서 기존 무보수 명예직일 때의 기초의회와는 다른 발전된 변화상들을 보여줄 것이라는 주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번 의회에 대해서도 총선을 비롯해 구청장 보궐선거 등 정치 소용돌이에 휩쓸리면서 주민들을 위한 의정활동보다는 선거운동에 더 열심이었다는 냉소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출범 2주년을 맞은 강동구의회 의원들의 전반기 성적표는 몇 점이나 될까? 이에 <서울동부신문>서는 하반기 의장단 원구성을 앞두고 치열한 세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제5대 강동구의회의 지난 2년간의 전반기 의정활동을 정리해 봤다.
주민 위한 의원발의 조례제정 저조
총 18명으로 구성된 제5대 강동구의회는 지난 2006년 7월 6일 제145회 임시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년간 임시회 12회, 정례회 4회 등 총 16번, 제145회 임시회부터 제160회 임시회까지 총 227일(국·공휴일 포함) 간의 회기를 운영했다.
회기 중 회의시간 통계를 살펴보면 총 362시간 18분으로 하루 8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할 때 2년 동안 약 45일 출근한 수치다. 이는 한 달 평균 1.8일 출근한 셈이다. 유급제 전환 후 강동구의회 연봉이 5400만원임을 감안한다면 높은 연봉임은 틀림없다.
이와 더불어 의원들은 지난 2년 동안 총 129건의 조례안을 심의했으며 의원발의 조례안은 총 18건. 그 가운데 주민 복리 증진을 위한 구의원 발의 조례안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같이 의원들의 조례안 발의가 저조한 이유는 전문성 결여, 의식부족 등의 문제도 있겠지만 대개는 법적·제도적 한계에 기인하기 때문이라는 데 있다. 의원발의 조례안이 제출되기까지 제반절차 이행이나 내용 검토, 조례안 문구 제정 등을 의원 개인 혼자서 진행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따르는 게 현실이다.
그 가운데 심우열 의원 외 5인이 발의한 ‘강동구공연장등에장애인을위한최적관람석설치운영에관한조례안’의 경우 관내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조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의원들의 자치입법 성과를 평가할 때 빠지지 않는 지표가 의원발의 조례제정 건수다. 그런 점에서 강동구의회 의원들의 성적은 저조한 편이다.
이와 함께 강동구의회는 △고덕택지개발지구 재건축 단지에 대한 서울시 건축심의 개선 기준의 적용 제외 촉구 건의문(김성달의원외 17인) △서울특별시 자치구 보육사업비의 국고보조금 기준보조율 조정 건의안(행정복지위원회위원장) △별내선 건설에 대한 건의(안)을 냈다.
선거 때만 되면 갈라지는 의회
지난해 치러진 대선, 올해 4·9총선, 6·4강동구청장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강동구 의원들은 ‘한눈팔기’를 계속했다. 특히 총선 기간에는 자신들의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공천권 따기 작전에 동원돼 상임위원회 회의 중 자리를 비우고 국회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등 의원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구의원들이 총선, 보궐선거 시 후보자 선거 캠프에 상주하면서 선거를 돕는 행태를 여과 없이 외부에 노출함으로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러한 이유로 주민들을 비롯해 일부 의원들까지도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바뀌지 않는 관광성 해외연수
강동구의회 의원들은 지난 2년 동안 3차례에 걸쳐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2006년 10월 17일~25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의원 9명(윤규진, 김성달, 박재윤, 김양모, 김창종, 김성기, 조동탁, 김정숙, 박혜옥)과 의회 사무국직원 6명은 2277만원의 예산으로 캐나다·미국 서부지역의 선진 의회 및 공공시설 견학을 다녀왔으며, 지난해 3월 20일부터 29일에는 8박10일 일정으로 2115만원의 예산을 들여 뉴질랜드·호주로 9명(성임제, 김성달, 김종희, 황병권, 심우열, 기명옥, 안병덕, 김순자, 박혜옥)의 의원들이 의회 직원 6명과 연수를 다녀왔다.
또 올해는 강동구 지역경제연구회 소속 의원 9명(황병권, 김순자, 성임제, 안계만, 김성달, 김용철, 심우열, 조동탁, 안병덕)과 직원 2명이 4월 22일부터 3박 4일 동안 대만·홍콩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문제는 해외연수가 대개는 관광일색이라는 점이다. 3개 해외연수 보고서를 분석해 본 결과, 일반인들이 여행사를 통해 이용하는 프로그램과 별반차이가 없어 보였으면 2006년도에는 의원 개인별 해외연수 보고서가 작성돼 있지만 2007년도에는 이마저도 없었다.
심지어 직원들의 경우 의원들이 해외연수에 불편함이 없도록 고추장 30개, 깻잎 20개, 소주팩 80개, 마른안주까지 준비해야 하는 등의 수고스러움이 많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울동부신문(2008년 7월 2일 684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7.10 11:27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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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원 해외연수에 소주팩, 안주 챙기는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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