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리는 한미 쇠고기 재협상 촉구 제61차 촛불문화제를 경찰이 원천봉쇄한 가운데, 시청역 구내에 경찰이 진입해서 시민들이 서울광장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계단 입구를 가로막고 있다.
권우성
우린 무엇을 배웠나?지금까지 끈질기게 저항했다. 그 다음이다. 이제 우리 스스로 되돌아 보자. 지금까지 촛불을 통해 과연 무엇을 배웠고 한계는 무엇인가.
첫째, 투표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꼈다. 잘못 뽑고 나면 국민이 얼마나 고생스러운지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어른들이 이명박 뽑아서 우리가 지금 이 고생이다"며 촛불 든 여중생들의 지적에 부끄러움도 느꼈다.
둘째, 정치 무관심의 극복이다. 남녀노소 구분없이 국민 건강을 스스로 지키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꾸어 보겠다며 평화의 촛불을 들었다. 미래세력인 중고등학생들이 집단지성을 깨웠다. 아직 대한민국이 희망이 있다는 소리다.
셋째,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신문들의 실체를 국민들이 알았다. 국민들의 생각을 담아내지 못하고 왜곡보도를 하고 있다는 '심증'을 넘어 두 눈으로 확인한 기회였다. 일제 때는 반민족행위를 하고 독재정권에서는 그들의 주구가 되어 국민들의 눈을 멀게 한 이들의 행적을 이제 중고등학생들도 알게 되었다.
또 지난 10년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어지간히 노력한 것도 이제는 국민들이 알았다. 누구도 깨지 못할 것 같던 '조중동'의 아성이 집단지성의 외침 앞에 광고가 기존의 절반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무너졌다. 또 조중동은 어린 미래의 독자들도 잃었다.
넷째, 지난 10년 경찰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 주장이 헛된, 그들만을 위한 외침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80년대식 폭력진압을 서슴지 않는 경찰, 청와대와 법무장관이 검찰출신으로 채워지자 스스로 코드 맞춰 촛불 든 국민들에게 '배후세력 추적해서 엄단'하겠다고 겁주는 검찰총장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여기에 순종하는 평검사들의 침묵을 보았다. 영혼이 없는 공무원을 넘어 영혼이 맑지 않은 공무원들을 눈으로 확인했다.
다섯째,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우리 스스로 깨달았다. 국민들의 직접적인 의사가 얼마나 무서운지 정치권력이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 '당선되고 나면 그만'이라는 정치인들에게 경종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