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데레 교회 오오하타 신부님이 격려사를 하는 모습
곽형덕
도쿄에서 열린 촛불집회는 2, 3차의 준비 모임 그리고 당일 오후 1시부터 준비된 리허설을 통해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직장인 및 유학생들의 헌신과 눈물로 집회가 성공리에 치러졌다. 예정보다 늦은 5시 20분여가 되자 모임장소에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160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직장인, 재일 2, 3세, 일본인, 대학교수, 대학(원)생들, 아이들을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사람들이 모였다.
필자가 일본에 온 것은 2004년인데, 한국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본에서 최근 문제가 되는 9조 평화헌법 개정 문제나 연금법 관련 집회에 100여명도 채 모이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일본에서 이러한 사안으로160여명 넘게 모인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이어진 촛불집회와 공권력의 무리한 탄압을 지켜보는 일본 내 교포들과 유학생, 직장인들의 우려와 분노가 매우 깊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집회는 촛불인재팬(
http://cafe.daum.net/candlejapan) 카페지기 고양이님(직장인)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성안데레 교회 오오하타 신부님의 격려사(성미카엘교회, 이민수신부님 공동진행)로 시작됐다.
오오하타 신부님은 "거짓에는 악순환이 있습니다. 바른 것이 바른 것으로 통하는, 거짓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굉장히 소중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는 그런 세상의 실현을 바라고 있습니다. 한일 양국에서 서로가 손을 맞잡고 연대해 갈 때에 그러한 세상이 반드시 실현될 것입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촛불의 힘은 매우 미약하지만, 촛불이 많이 모이면 커다란 불빛이 됩니다"라고 축사를 해주셨다.
그후 풍물패의 공연이 이어졌다. 흥겨운 풍물 장단에 맞춰 참가자들과 풍물패가 어우러져 한바탕 난장이 벌어졌다. 자유발언에서는 6명이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과잉진압에 대해 성토했다. 그 후 자유발언 요청이 쇄도해서 성당 밖(도쿄타워 바로 근처)에서 촛불을 밝히며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10여명이 넘는 자유발언 가운데, 재일교포 2세 할아버지께서는 광우병 쇠고기 문제의 해결과 통일이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유학생이라고 밝힌 P씨는 한국에 있을 때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일본에 와서 한국의 촛불시위와 그에 대한 과잉폭력 진압을 바라보며 분노를 느껴 오늘 모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5시에 시작된 촛불집회는 성당 밖 도쿄 타워 200미터 앞에서 밤 8시 30분이 넘도록 시국을 걱정하는 자유발언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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