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또의 신발검은색에 뒷굽이 높다
고기복
졸지에 신발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나르또는 쭝에게 "왜, 남의 신발 가져갔어!"라고 한 번 따져 물었지만, 신발을 돌려받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쉼터를 운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이건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같이 생활하는 사람의 물건을 훔쳤었고, 그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했던 사람을 비록 며칠이겠지만 다시 쉼터에 들이는 것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쉼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다들 형편이 어렵지만 서로 이해하고, 함부로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믿어왔던 입장에서는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왜 남의 신발을 가져갔었는지 재차 물어보았지만 대답은 한결 같았습니다.
"몰랐어요. 신발이 비슷해서. 전화가 왔을 때도 몰랐어요."
몇 번의 반복된 질문을 마치며 화가 더더욱 치밀어 올랐습니다. 나르또의 신발은 절반 이상이 검은색으로 뒷굽이 높은 신발이었던 반면, 쭝의 신발은 전체가 흰색으로 허름하고 굽이 낮은 신발이었기 때문에 헷갈릴래야 헷갈릴 수 없는 데다, 신발이란 것이 아무리 좋은 신발이라 해도 남의 신발이 처음부터 맞을 리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쭝은 또 다른 신발을 신고 아디다스 신발은 들고 왔다는 점에서 전혀 앞뒤가 맞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