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교무들이 5일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승리선언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하여 미국산 쇠고기 장관고시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5신 : 오후 6시] 대한문 앞에 3만명이 모였다...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오전부터 내리던 비는 그쳤다. 서울광장 인근에는 행사 시작 전인데도 3만여 명의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다.
'7.5 국민승리선언 범국민촛불대행진' 무대차량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섰다. 무대차량 양 옆에는 대형전광판이 설치됐고 '미친소 미친정부 공안정권 2MB'라고 적힌 대형천을 달은 애드벌룬이 떠 있다.
국민대책회의는 애초 오후 5시부터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1시간 정도 늦췄다. 이날 촛불문화제 사회는 배우 권해효씨와 '거리의 사회자' 최광기씨가 맡을 예정이다.
시민들은 무대 차량을 중심으로 앞 뒤 태평로 차선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무대 차량 뒤쪽으로는 3만여 명의 시민들이 서 있고 시민들의 앞에는 지난 4일 시민들 앞에서 평화를 지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통합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의원 및 당직자, 종교인들이 서 있다.
특히 여성단체 대표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모형을 들고 흔들고 있다. 숭례문 방향 태평로에는 서울역에서 거리행진해서 온 민주노총 조합원 1만명 가량이 자리를 차지했다.
거리 위에 선 시민들은 벌써부터 상기된 표정이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광장에 도착했다는 김수찬(40)씨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사람들이 안 올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던 것 같다"며 "지금 같은 속도로 사람들이 계속 모인다면 지난달 10일에 모였던 수십만이 모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연수(32)씨는 "오늘 끝장을 본다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정치인, 종교인, 노동자, 시민 모두가 뜻을 합쳤으니 이명박 정부도 두려운 마음으로 이곳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살 난 아들과 함께 온 이 아무개(38)씨는 "장관이다"며 "6월 10일 촛불문화제 때는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오늘은 집에 있는 마누라한테 자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이명박 정부는 고집이 보통이 아니다"며 "정부가 정신 차릴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에 앞서 전국대표자회의를 통해 '국민승리 선언문'을 채택했다. 국민대책회의는 "국민의 건강 문제는 지쳤다고, 정부가 안 듣는다고, 경찰 폭력이 난무한다고 멈출 일이 아니다"며 "이제 거의 다 왔으니 수백만 평화의 촛불로 조금만 더 나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은 이미 승리했으며, 재협상은 반드시 이뤄진다"며 "조금만 더 힘을 모아 승리와 평화의 바다로 나아가자"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