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 여교역자협의회이명박 대통령님,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김민수
두 달 가까운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촛불시민들은 성숙해진 시위문화를 정착시켜가는 반면 정부측의 대응은 80년대를 능가하는 폭력적인 진압방식으로 촛불민심을 짓밟았다. 강경진압방침으로 국민들을 위협하며 시민단체 등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신공안정국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이어 개신교가 촛불집회 전면에 나선 것이다.
그들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침묵시위와는 달리 찬송을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했으며 국민들의 인내심이 남아있을 때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소통하라고 촉구했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시국기도회의 예배는 특이했다. 예배가 시작될 때 부르는 입례송(예식으로 들어가는 노래)으로는 '헌법 제1조'가 찬송가를 대신했고, 예배를 마칠때 부르는 송영(세상으로 보내는 노래)은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대신했다. 함께 참여한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로 개신교의 시국기도회에 박수를 보냈다.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한 보수 기독교단체들과 시국에 대한 입장 차이가 분명한 이번 NCCK가맹교단의 시국기도회를 통해서 많은 시민들이 장로대통령으로 인해 기독교인들에 대해 가지는 반감을 해소하기도 했다.
이번 기도회에 참여한 목회자들은 이명박 정권의 행태에 대해 '뿔'이 잔뜩 나 있었다. 그가 개신교의 장로이기에 기독교 전체가 도매급으로 치부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예수의 이름으로 극과 극을 달리는 개신교, 과연 역사가 진보와 보수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그들의 표현대로 하나님이 누구를 옳다고 하실지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촛불집회를 폭력집회로 규정하고 '경찰의 강력한 대응'을 주장하거나 정권의 앵무새가 되기를 자청한 이들과 '꽃으로도 때리지말라'고하는 이들 중 누가 더 평화를 사랑하는지는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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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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