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가 자유발언을 유도했지만 가라앉은 분위기 때문인지 아무도 발언에 나서지 않았다. 얼굴을 다 익혀버린 시민들끼리 새삼스럽게 마이크를 잡고 발언에 나서려니 멋쩍을 법도 했다.
어색한 분위기를 달래기 위해 사회자가 노래를 청했다. 시민들은 ‘흔들리지 않게’와 ‘헌법 제1조’를 함께 불렀다. 어색했던 행사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오마이TV>를 통해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미사를 드리고 촛불집회를 진행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감상했다.
촛불문화제에 공연단체 섭외가 이루어지지 않은 눈치였는데 마침 이명박탄핵투쟁연대 회원 중 기타 연주를 잘하는 회원(ID 마농)이 있어서 사회자가 즉석에서 반주와 노래를 청했다. 시민들의 박수갈채 속에 어울림마당에는 민중가요 ‘희망의 노래’가 울려 펴졌다.
너의 빈 잔에 술을 따라라
너의 마음의 문을 열어라
피맺힌 노동에 무너진 가슴에
우리 희망의 꿈을 따라라
보라 거대하게 몰아치는
태풍의 쓰라린 칼바람
저 더러운 것들 싹 쓸어서
우리 해방의 불 밝히리라
한 시민이 자유발언에 나섰다. 그 시민은 “이명박 대통령에 고마운 점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이 광장에서 좋은 시민들과 만나게 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발언에서 그는 현재의 상황을 패러디한 풍자로 이명박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아이들이 학급에서 반장 선거에서 과거에 나쁜 일을 좀 했지만 앞으로 일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힘센 아이들 반장으로 뽑았습니다. 그런데 학급 아이들에게 봉사하겠다고 약속했던 그 반장은 봉사는커녕 아이들에게 학교에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등교하라고 강요하는가 하면, 주번이 떠다놓은 물도 돈을 내고 마시라고 하고 양호실도 들어갈 때도 돈을 내라고 합니다. 그럼 그 반 아이들이 그 반장의 말을 그냥 고분고분 따라야 할까요?”
시민들은 "아니요"라고 답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다음 발언을 이은 시민은 대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대학은 지성을 만들어내는 곳입니다. 학생들은 지성인으로서 사회에 대해 항상 제대로 된 비판을 할 수 있어야합니다. 그리고 학생들도 졸업하면 사회인이 되기 때문에 늘 사회에 대해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합니다. 이제 방학이 되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을 테니 이 촛불의 광장에서 많은 젊은 후배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촛불문화제를 마무리하며 사회자는 “7월 5일은 끝장투쟁의 날이다. 6월 10일 이 자리에서 6월 항쟁을 재현했던 열기가 다시 모아지기를 바란다”며, “7월 5일 이 자리에서 국민승리의 장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광우병쇠고기 제주도민대책회의는 7월 5일을 이명박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심판하고, 재협상을 이루어내기 위한 '국민승리선언의 날‘로 정했다. 7월 5일 도민대책위는 오후 5시 30분에 관덕정에서 '고시 강행 폭력진압 이명박 정권 규탄 제주도민대회'를 연 다음 7시 30분에 제주시청어울림마당에서 열릴 ‘국민승리 선언 촛불문화제'에 결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별개로 제주지역 개신교 목회자들과 평신도들로 구성된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모임’은 7월3일 저녁 7시 30분부터 제주시 연동에 소재한 ‘늘푸른교회’에서 ‘이명박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바로잡기 위한 시국기도회와 시국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2008.07.02 09:53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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