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뱅이무침 한 접시요~
한미숙
장마가 잠시 쉬고 있다. 구름에 걸린 하늘은 우중충하여 후텁지근한 날씨가 기분까지 가라앉게 한다. 식구들이 함께하는 저녁, 뭔가 색다른 음식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냉장고 서랍에 부추와 깻잎, 오이 따위가 눈에 띈다. 골뱅이만 있으면 무침을 해 먹기 딱 좋은 재료다. 그래서 오늘 저녁 주인공은 '골뱅이무침'으로 정했다.
골뱅이 캔 하나를 준비하니 손이 먼저 움직인다. 부추와 깻잎은 적당히 채를 썰고 오이는 어슷하게 썰었다. 자주양파와 당근을 채쳐놓으니 푸른색 속에서 잘 어울린다. 캔 속의 골뱅이는 채에 걸러 국물은 따라버리고 골뱅이는 반으로 잘라두었다. 손에 닿은 미끌미끌한 점액, 이것이 피부노화를 방지해주는 ‘히스친’이라고 하는 단백질이란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설탕, 액젓, 다진마늘 등 갖은양념을 만들어놓고 이제 무치기만 하면 된다. 여름철 입맛을 깨우는 데는 새콤달콤한 맛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거기에 깻잎과 부추향이 더해지면 늦은 저녁이라도 소주한 잔을 어찌 넘기랴.
골뱅이 무침 한 접시로 식구들이 모여 앉은 밥상이 더 즐거워진다. 시력회복에도 좋은 '타우린'이라는 영양소도 들어있는 골뱅이. 오늘 먹고 잠시 쉬었다 다음 주에도 또 해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