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초등학교 가는 갈은 매우 좁고 비탈졌다. 해서 학교 급식이나 물품이 오면 주민들이 일일이 머리에 이고 나르고 있다. 한 주민이 무거운 가방을 메고 비탈진 길을 걷고 있다.
이주빈
국토 최서남단에 위치한 가거도초등학교는 1947년 8월 1일자로 개교해 그 다음해인 48년 10월에 설립인가를 받았다. 한때는 항리분교와 대풍분교 등 두 곳의 분교도 거느리기도 했지만 지난 95년(대풍분교)과 98년(항리분교)에 분교는 차례로 문을 닫았다.
지금까지 배출한 졸업생은 약 1600여 명. 먼 바다 건너, 외딴 섬에서 배출한 인재치고는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현재 가거도초등학교엔 세 개의 학교, 36명의 학생이 함께 모여 공부하고 있다. 유치원생 8명, 초등학교생 21명, 중학교생 7명이 한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유치원 교사 1명, 초등학교 교사 5(교장 1명 포함)명, 중등교사 5명 등 모두 11명의 교사가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25일 <오마이뉴스>가 가거도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세 개의 장면이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이 세 개의 장면은 국토 최서남단에 위치한 가거도초등학교가 처한 현실이자 '소망 우체통'에 넣을 편지 내용일 것이다.
첫 번째 장면은 부두에서 가거도초등학교로 가는 길이었다. 학교로 가는 길은 매우 비좁고 비탈진 골목길이었다. 학생들이 등·하교 하는 것이야 문제가 없겠지만 학습기자재라도 운반할라치면 꽤나 곤욕을 치르겠다는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길은 좁고 경사가 심했다.
이상윤 가거도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은 "학교 진입로가 없어서 급식이나 학습물품을 주민들이 일일이 머리에 이고 나르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가거도는 여객선에서 짐을 내려도 이렇듯 경사가 심한 곳까지 짐을 옮기려면 다시 별도의 운반료를 물어야 한다.
해서 마을 주민들은 학교로 가는 우회도로라도 만들어 놓으면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재라도 쉽고 빠르게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