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암 최익현 영정.구한말의 선비이자 의병장으로서 진정한 보수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면암 최익현. 한국의 선비에 대해 말할 때는 절대로 빠지지 않는 인물이 바로 면암선생이다. 면암 최익현은 경기도 포천출생으로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직언을 서슴치 않았다.
흥선대원군이 정권을 잡고 있던 시절. 세도정치를 타파하였고 국가를 리드해나갔던 흥선대원군에게 최익현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경복궁 중건과 당백전 발행을 비판하였던 최익현은 결국 관직을 삭탈 당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명성황후 등과 제휴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높였으며, 결국 그의 비판은 흥선대원군의 실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자신과 제휴하였던 명성황후측이 일본과 통상을 맺으려고 하자 이에 크게 반발하였고, <척사소>를 올려 그 잘못됨을 철저하게 따졌다. 이때 그는 도끼를 들고 대궐로 가, 대궐문 앞에 엎드려 일본과 서양은 똑같다는 주장을 펼쳤었다. 결국 그는 흑산도로 유배되게 되었으며, 그 이후에도 단발령에 반발하여 투옥되었다.
그는 또한 을사조약 체결 당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창의토적소>를 올려 자신의 입장을 말하였으며,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벌였다. 그리고 70이 넘은 노구를 이끌고 의병을 모집하여 일본에게 강하게 맞섰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 강하게 주장하고 통치자나 최고 권력자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는. 그러면서도 단순히 말로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서 보여주었으며, 국제정세를 정확하게 깨우쳤던 그. 그의 모습이 진정한 의병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면암 최익현의 진정한 모습은 그의 마지막 전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는 의병들을 이끌고 관군과 싸우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 관군이 일본군이 아닌 조선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의 시문집인 <면암집>에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얼마 후에 또 그들이 왜병이 아니라 전주(全州)와 남원(南原) 고을의 진위대(鎭衛隊)임을 알려 왔다. 선생은 말하기를, “이들이 왜병이라면 마땅히 사전(死戰)으로 결판을 내어야 하나, 이들이 진위대군이면 우리가 우리를 서로 공격하는 것이니, 어찌 차마 그럴 수가 있겠는가?” 하고, 임병찬을 불러들여서 싸우지 말도록 하고, 사람을 보내어 양대에 편지를 보내어, “너희들이 왜군이라면 당연히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것이나, 싸우지 않는 것은 동포끼리 서로 죽이는 것을 나는 차마 할 수 없어서이니 즉시 물러가라.”최익현은 같은 조선인이기에 차마 칼을 겨누지 못하였고, 관군에게 붙잡히게 된다. 이러한 면암의 모습에 무기력하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면암은 같은 핏줄끼리 칼을 겨눠야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원치 않았던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다.
오늘날 보수단체가 보여주는 의병과는 너무나도 다르다. 보수단체는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촛불시위대와 대립하고 있다. 진정한 의병이고 진정한 보수라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를 자문하게 하는 대목이다. 대한민국의 보수라면 면암 최익현 선생이 어찌하여 칼을 내려놓았는지 진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적어도 구한말의 보수는 나라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외국에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멸시한 우국충정의 선비들이었다.
촛불시위도 점차 과격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독단적인 행동과 경찰의 강제진압을 본다면 가슴으로는 이해되지만 이성으로서는 냉철해져야할 시점이다.
혁명과 항쟁은 대다수가 피로서 이루어졌으며, 대한민국의 민주화 또한 그렇게 이룩되었다. 지금의 현실은 20여 년 전, 민주화운동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공안정국으로 치닫게 하는 현 정권에게 큰 문제가 있긴 하지만, 집단지성을 보여준 국민은 또다시 그 집단지성을 보여 다시 한 번 초심에서 생각해 볼 때이다. 촛불이 상징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지속적이고 국민 전체의 공감을 사기 위해서는 한번 촛불시위도 이 시점에서 되돌아봐야 할 때가 아닐까? 정부보다 더 성숙한 모습의 촛불집회의 모습을 위해서 말이다.
덧붙이는 글 | 보수단체의 집회와 구한말 의병장이었던 면암 최익현선생의 모습을 비교해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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